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사망설이 나돌고 있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처인 성혜림(成蕙琳)씨는 남한 출신이다. 국가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37년 경상남도 창녕에서 성유경(82년 사망)과 김원주(94년 사망) 사이의 1남3녀 중 차녀로 태어나 서울에서 지내다가 48년 가족과 함께 월북했다.
51년 평양제3여자중학교를 졸업한 뒤 평양예술학교를 나왔다. 그리고 소설 「땅」으로 알려진 월북작가 이기영(전 문예총 위원장. 84년 사망)의 장남 이평과 결혼해 딸을 낳은 뒤 다시 평양연극영화대학 연출과에 입학했다. 성씨는 이 대학 졸업반 때 김일성 주석이 호평한 영화 <분계선 마을에서> 첫 주인공을 맡았고, 이를 계기로 문화예술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인 ‘인민상’을 받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영화 <백일홍>, <인민교원>, <안개 흐르는 새 언덕> 등에서 주인공을 맡아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성씨는 프놈펜 국제영화축전에 두차례 참가하면서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과 김 주석을 자연스럽게 접촉하도록 유도한 것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계기가 됐다고 성씨의 언니 혜랑씨는 99년 펴낸 자서전 『소식을 전합니다』에서 밝히고 있다.
성씨는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배우로 있던 지난 70년부터 김 위원장의 숨은 아내(동거녀)가 됐고 1년뒤 김정남(김 위원장의 장남)을 낳았다. 성씨는 병 치료차 모스크바로 떠났고 정남은 성씨의 어머니인 김원주와 언니 혜랑이 도맡아 키웠다. 그녀는 96년 2월 언니 혜랑과 혜랑씨의 딸 이남옥 등과 함께 신병 치료차 머물렀던 모스크바를 떠나 스위스로 나온 후 잠적했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