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적인 영화제의 시기와 부산아시안게임 등 부산지역에서 개최되는 각종 국제행사 때문에 11월 중순으로 개최시기가 밀렸다. 그러나 58개국에서 228편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영화가 초청됨으로써 영화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영화제도 ‘아시아영화의 창’과 ‘새로운 물결 한국영화 파노라마’ ‘월드 시네마’ ‘와이드 앵글’ ‘오픈 시네마’ ‘특별기획프로그램’ 등 7개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된다. 개막작 <해안선>은 <섬>, <나쁜 남자> 등으로 명성을 얻은 김기덕 감독의 최신작으로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들의 집단적 광기와 사회의 허위의식을 고발한 작품이다. 또 폐막작 <돌스>는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주목을 끈 기타노 다케시의 10번째 영화로 풍부한 작가적 상상력과 사랑에 대한 자신감 있는 해석이 돋 보이는 작품이라는 것.
올해 ‘아시아 영화의 창’에서는 12개국 34편의 영화가 선보이는데 10년만에 복귀한 티엔 주앙주앙(중국)의 <작은 마을의 봄>을 비롯해 마이크 드 레온(필리핀)의 신작 등이 새롭다. 또 현대 인도영화를 대표하는 작품과 여성 감독들의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경쟁 부문인 ‘새로운 물결’은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전망해 왔는데 올해도 도전과 열정이 가득한 작품 11편이 7개나라로부터 초청됐다. 마니제 하크맛(이란)의 <여성교도소>는 여성들의 억압에 관한 문제를, 이상일(일본)의 <보더라인>은 붕괴되는 일본의 가족관계, 왕 밍타이(대만)의 <함두장>은 대학진학을 앞둔 고교생의 방황을 그리는 등 대체로 사실주의적 경향이 강한 작품들이 많이 초청됐다.
‘한국영화 파노라마’에서는 칸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에서 각각 감독상을 받은 임권택의 <취화선>과 이창동의 <오아시스>를 비록해 홍상수의 <생활의 발견>, 장선우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김응수의 <욕망> 등 노장과 중견, 신인감독의 작품이 골고루 선보인다. 또 ‘월드시네마’에는 42개국 55편이라는 다양한 나라의 영화가 상영되며 ‘오픈시네마’에는 <리터너> <광복절 특사> 등 흥행작과 화제작들이 소개된다.
이밖에 특별기획 프로그램에는 40여년동안 109편의 작품을 제작해 온 김수용의 회고전과 일본 오시마 나기사의 ‘한국과의 인연’, 대만영화 특별전 등이 마련됐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