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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영상제 아줌마들 작품 눈길
2002-10-17

아줌마들은 어떤 삶을 바라고 있을까 청소년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보통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사회적 모순과 맞서는, 여리지만 씩씩한 몸짓이 영상에 담겼다.

민주언론운동연합이 주최하는 ‘제2회 퍼블릭 액세스(시청자 참여프로그램) 시민영상제’가 18일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다. 모두 20편이 선보이는 이번 영상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아줌마들의 작품이다. <내 친구 행랑이>(사진·이옥선 작)는 주부들이 겪는 일상 속의 고독을 잔잔하게 그려낸다. 주인공은 아줌마가 되고 나서부터 ‘친구’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진다. 문득 친구 행랑이가 궁금하다. 아기 똥을 치우고, 느지막이 권태로운 점심을 먹고, 면허시험에 응시하고, 말없는 오후를 보내는 행랑이. 주인공은 행랑이와 담배를 나눠피는 작은 ‘도발’을 감행하며 자신의 이야기가 된 아줌마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우리는 힘이 세다>(김소연 작)에서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고민을 해결해가는 모습이 가슴에 와닿는다. 놀이터에서 5학년 ‘짱’들이 나타나 용돈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자 순진한 4학년생들은 신발주머니를 들고 반항한다. 순간 4학년생들은 자신들의 폭력이 정당한지 고민에 빠지고 이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책을 찾아간다. <우리쌀 지키기 100인 100일 걷기>(박현이 작)는 병들어가고 있는 우리 농촌의 실상과 몸부림치는 농민들의 절박한 호소를 영상으로 표현한다. 불안한 구도와 떨리는 화면이지만 초보 촬영가인 아줌마의 열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청소년부문에서는 양념통닭을 두고 오가는 살가운 대화를 통해 허물어지는 형제간의 벽을 그린 <맛있는 꿈>(장세용 작)과 사춘기 딸아이의 변화를 수상쩍어하며 초조해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 <벽>(양희재 작)이 초보답지 않은 탄탄한 구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영상제에는 이밖에도 국내외 우수작품 상영과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활성화 토론회 등 갖가지 행사가 열린다. 영상제는 20일 서울에서 시상식을 마친 뒤 대전·광주·부산 등 전국을 돈다. www.publicaccess.or.kr(02)392-0181.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