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해안선>, 키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Dolls)>로 확정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폐막작이 선정되었다. 개막작으로는 거침없는 표현과 강렬한 개성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뜨거운 논쟁의 대상으로 떠올랐던 김기덕 감독의 2002년작 <해안선>이 선정 되었으며, 키타노 다케시 감독의 신작이자 통산 10번째 연출작인 <돌스(Dolls)>가 폐막작으로 확정됐다고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는 밝혔다.
<해안선>은 마이너리티의 상징이 되어버린 영화계의 이단아, 김기덕 감독의 신작에 대표적인 주류 배우 장동건이 출연한다는 사실로도 화제가 된 작품. 군사경계지역 인근 해안의 군부대라는 대치와 격리의 현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아무런 자의식 없이 집단적 광기 속에서 처절하게 희생되어 가는 개인을 냉정하게 응시한다. 여전히 거칠고 투박하지만 감독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시작된 화두는, 판단을 불허하는 거대하고도 억압적인 질서 속에서 가치를 잃고 파괴되어가는 개인과 이를 조장, 묵인하는 이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으로 확장된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키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는 매우 독특하고 시각적인 멜러드라마로, 풍부한 작가적 상상력과 사랑에 대한 자신감 있는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영화제 조직위는 선정이유를 밝혔다.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전통인형극인 분라쿠극 ‘명도의 비각(冥途の 飛脚)’에서 두 연인 우메카와(梅川)와 추베에(忠兵衛)의 이별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젊은 두 연인의 비극적인 사랑을 중심으로, 옛사랑을 떠올리며 추억의 장소를 찾는 노년의 야쿠자의 이야기와, 교통사고로 은퇴하게 된 여가수와 열혈팬인 청년의 짝사랑 등 세 커플의 사랑이야기가 인형의 시점으로 펼쳐진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내용이나 촬영과정을 일체 공개하지 않아 더욱 화제가 됐던 영화 <돌스>는 특히, 일본의 사계를 담은 촬영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우며, 회화적인 느낌이 오랜 여운으로 가슴에 남는 수작이다. 지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기도 하였다.
남포동 임시사무소로 사무국을 이전하면서 본격적인 제7회 영화제 준비체제에 돌입했던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현재 초청작 선정작업을 마치고 개폐막식 등 각종 프로그램 준비와 상영관 및 프레스센터 등 행사장 세팅으로 분주하다고.
인터넷 콘텐츠팀 cine21@ne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