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문화방송 일일극 <인어아가씨>(연출 이주환·극본 임성한)가 극중에서 특정상품을 지나치게 간접광고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드라마에서 눈에 띄는 간접광고는 화장품냉장고와 냉동고.
심수정(한혜숙)의 안방장면에서는 화장품냉장고가 빈번히 화면에 잡힌다. 그런데 최근 여주인공 은아리영역의 장서희는 억대의 개런티를 받고 화장품냉장고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 더욱이 11월초께부터는 드라마 방송 앞뒤로 이 광고가 전파를 탈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가에서는 방송사와 제작진이 간접광고를 의도적으로 ‘부각’시켜준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또 드라마에서는 냉동고 대사가 넘쳐난다. 현재 냉동고는 한 업체에서만 생산돼 특정상품 간접광고나 마찬가지다. 드라마는 한여름인 지난 7월 이틀(24·25일)에 걸쳐 무려 7차례나 냉동고 장면을 내보냈다. 수아(고두심) 집의 가정부가 “냉동고를 하나 사자”고 말한 뒤 수아가 백화점에서 고르는 장면, 수아가 사준 냉동고가 아리영네 집에 놓여 있는 장면 등이다. 출연자들의 냉동고 홍보성 대사도 도를 넘어섰다. 제품을 고르는 수아에게 백화점 직원은 “이게 히트 상품이거든요 물건이 많이 달려요”라고 말한다. 집으로 배달돼온 냉동고를 두고 아리영은 엄마에게 “성능 아주 좋은데 엄마. 얼음두 잘 얼었구”라며 “진짜 쓸모는 있겠어 보니까, 엄마 떡같은 것두 이것저것 사다 얼려놓구 밥대신 쪄먹자”는 대사도 있다. 제작진은 “당시 ㅇ사 한곳만 냉동고를 생산하고 있어서 그 제품만 썼다”고 말했다. 사실상 특정회사의 상품을 홍보한 셈이다.
제품 간접홍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데이트 뒤 술냄새가 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아리영을 위해 주왕이 편의점에 들어가 검을 사는 장면에서도 특정 회사의 자일리톨 검이 화면에 큼지막하게 부각됐다. 또 두 사람이 데이트하는 장면에서는 ㅂ아이스크림 전문점 간판을 비추는가 하면 상품 포장지도 여러번 눈에 띄었다. 인터넷 게시판에 간접광고 비난이 빗발치자 며칠 뒤 작가는 극중 드라마 작가인 아리영의 입을 통해 “아이스크림집 촬영장소 좀 바꿔라. 일부러 돈받는지 오해받는다”는 변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실제로 방송되지 않았다.
제작진은 “대본에 정해져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통제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