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의 애니메이션이 재미는 물론 교육적 효과까지 거두면서 시청자들의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교육방송은 인성·환경·수학 등 다소 딱딱한 소재를 부드러운 캐릭터와 그림으로 다뤄 거부감없이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신나는 사이버 수학세상>(수·목요일 저녁6시30분)은 교육방송에서는 꽤 높은 시청률인 평균 4%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탄탄히 자리를 잡고 있다. 세명의 어린이들이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탐사와 동굴 탐험 등 갖가지 모험을 하며 복잡한 수학의 원리를 간단히 풀어간다.이들의 모험에는 교육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선정한 수학 개념들이 녹아 있다. <노디야 놀자>(월-금요일 아침 7시10분)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사회성 교육 애니매이션. 어린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장난감 캐릭터에 담아 자연스러운 예절교육을 이끈다. 또 <음악이 들린다>는 갖가지 악기들을 캐릭터로 삼아 대중적인 클래식 음악을 편안하게 들려준다. 3차원 입체영상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은 대사없이 화면을 따라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작품들은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이미 호평받은 바 있어 일본만화에 치우친 지상파 애니메이션과 차별을 두고 있다. <신나는…>과 <노디야…>는 지금 각각 미국의 피비에스와 영국 비비시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교육방송 인터넷게시판에는 방송시간을 늘려달라는 요청과 교재용으로 프로그램을 구하고 싶다는 요청이 잇따른다. “수학성적이 많이 올랐어요. 방송시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어요”(아이디:jka213), “시간이 맞지 안아 녹화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비디오로 판매를 했으면 좋겠습니다.”(아이디:wnd808)
교육방송의 애니매이션이 안정적인 시청율과 고정팬을 확보하자 국내외 애니매이션 업체로부터의 사업제안도 늘고 있다. 교육방송 관계자는 “방송 3사를 제치고 만화사업을 함께하자는 제안들이 최근들어 잇따르고 있다. 내년 초쯤에는 국내 창작 애니매이션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장르에 확신을 갖게 된 교육방송은 어른들을 위한 만화도 편성할 예정이다. 김정기 편성기획팀 차장은 “어른들도 만화를 즐기고 싶다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며 “가족간의 갈등을 둘러싼 작품이나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작품을 중심으로 3-4개 정도의 애니매이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