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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스탭들이 뽑은 베스트 영화(1)
2002-09-19

리듬을 타고,법칙을 넘어

김현 <흑수선><오아시스><연애소설>

① <대부>(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편집 윌리엄 레이놀즈, 피터 진너)

무슨 상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처음 시작부터 마지막 숏까지 군더더기라곤 찾아볼 수 없다. 상영시간이 길어도, 긴 줄 모르겠다. 처음 본 게 신필림에 입사한 지 3년쯤 되던, 아마 1972년쯤이었을 것이다. 그 뒤에도 극장에서만 서른번 넘게 봤다. 이 영화로 편집을 배웠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DVD로 보면 탄탄한 구성이 느껴지는데, 세부장면을 따로 언급할 수 없을 만큼 나를 압도한다.

② <디어 헌터>(감독 마이클 치미노/ 편집 피터 진너)

비극을 암시하는 편집, 베트남으로 가기 전 결혼피로연을 보라.

③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감독 로버트 벤튼/ 편집 제리 그린버그)

한치의 오차도 없는 법정장면. 대사편집의 교본.

④ <불의 전차>(감독 휴 허드슨/ 편집 테리 롤링)

극장에서 본 영화는 아니지만, 감정의 결을 그대로 살려낸 영화.

⑤ <라이언 일병 구하기>(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편집 마이클 칸)

고령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칸의 초반 전투장면 편집은 실로 대단하다.

박유경 <번지점프를 하다> <후아유> <욕망> <도둑맞곤 못살아>

① <인사이더>(감독 마이클 만/ 편집 윌리엄 골든버그, 데이비드 로젠브룸, 폴 루벨)

느긋하고 대담한 편집. 영화의 법칙을 뛰어넘는 대가의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일례로 알 파치노와 러셀 크로가 일식집에서 만나는 장면의 경우 180도 규칙을 무시한다. 룰은 관객을 고려한 일종의 약속이다. 편집 역시 이러한 규칙에 따라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이 장면은 보란 듯이 그걸 깬다. 그렇다고 해서 관객은 혼동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강한 느낌을 전달받는다. 클로즈업과 롱숏이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편집도 눈여겨볼 만하다. 알 파치노가 팩스를 보내는 장면의 경우, 클로즈업이라는 숏 사이즈와 슬로한 속도감이 서로 맞부딪치면서 예민한 제3자가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다는 정서를 느끼게끔 해준다.

② <스티븐 소더버그의 표적>(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편집 스티븐 미리오네)

스티븐 소더버그가 감독 데뷔 전에 편집기사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③ <해피 투게더>(감독 왕가위/ 편집 장숙평, 왕밍람)

오로지 감정만을 쫓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영화

④ <올 댓 재즈>(비디오 출시명 <로이 샤이더의 째즈클럽>)(감독 밥 포스/ 편집 앨런 하임)

안무가인 밥 파시의 능력을 효과적인 편집은 고스란히 보여준다. 보여주는 방법을 아는 영화.

⑤ <한나와 그 자매들>(감독 우디 앨런/ 편집 수잔 E. 모스)

너무나 클래식하고 너무나 안정적인 편집. 기본에 충실하다.

경민호 <아 유 레디?>경민호 <남자, 태어나다> <중독> <굳세어라 금순아>

① <박하사탕>(감독 이창동/ 편집 김현)

좋은 편집이란 컷들 자체가 잘 붙는 것보다는 감독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드러내줘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역행적인 편집은 백미다. 역순구조의 경우 관객이 부담스러워 하고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 영화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돋우고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적절하다. 편집할 때 일단 세부 컷들의 호흡들이 조금이라도 짧거나 길어도 감정이 달라지게 마련인데, 적절한 길이의 컷들이 매끄럽게 넘어가며, 흡사 전체 영화가 한컷처럼 느껴질 만큼 감정몰입하게 한다.

② <물랑루즈>(감독 바즈 루어만/ 편집 질 빌콕)

현실이나 환상을 오갈 때 거부감이나 거슬림이 없다. 자유로운 유영.

③ <라이언 일병 구하기>(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편집 마이클 칸)

교차편집이 진행되지만, 시공간의 균열을 찾아볼 수 없다.

④ <식스 센스>(감독 M. 나이트 샤말란/ 편집 앤드루 먼드셰인)

반전을 위해 시치미 뚝 떼는 초반부의 편집을 눈여겨볼 만하다

⑤ <프렌치 커넥션>(감독 윌리엄 프리드킨/ 편집 제랄드 B. 그린버그)

극단적인 앵글들의 조합으로 상황을 최대한 부각시킨다. 학교 다닐 때 즐겨보던 영화.

고임표 <화산고> <공공의 적> <해적, 디스코왕 되다>고임표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

①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감독 이명세/ 편집 고임표)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이명세 감독 스타일의 '영상미학'이 돋보였던 영화다. 스토리의 개연성과 관계없는 화면효과는 자칫 영화의 흐름을 억지스럽게 만들 수 있지만, 이 영화는 인물의 캐릭터나 감정선을 도드라지게 하려고 일부러 빠른 커팅과 만화적인 화면전개를 역이용했다. 40계단 살인장면은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 직설적인 살해장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몇개의 단편적인 컷들만을 조합하여 감독의 의도를 전체적으로 보여주려고 애썼다. 고전적인 몽타주 기법을 맘껏 써본 영화.

② <블랙 호크 다운>(감독 리들리 스콧/ 편집 피에트로 스칼리아)

무리한 컷 분할을 피하면서 주인공들의 사실적인 감정 표현을 나타낸다. 다소 지루해 보일 수 있지만, 영화에 따라 때로는 보여주는 편집도 필요할 듯.

③ <박하사탕>(감독 이창동/ 편집 김현)

영화의 인과관계를 독특하게 이끌고 있다. 연출의도와 잘 교합된 시간 역행 편집이 돋보인다.

④ <라이언 일병 구하기>(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편집 마이클 칸)

실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사실적인 묘사. 기술적인 표현력만 따지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⑤ <아멜리에>(감독 장 피에르 주네/ 편집 에르베 슈니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신선한 공간 이동.

한승룡 <봉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① <중경삼림>(감독 왕가위/ 편집 장소평, 해걸위, 광지량)

왕가위 영화의 편집을 좋아한다. 할리우드영화들은 기본적인 문법을 중요시하고 그 법칙을 잘 따라가는 방식이라 안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편집을 처음 하거나 영화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할리우드 장르영화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왕가위 영화는 이성적인 편집보다는 감성적인 편집이 뛰어나다. 편집을 공부하면서 할리우드영화는 지겹도록 보았고, 언제부터인가 그 단계를 넘어서서 자유로운 감성적인 편집을 하는 왕가위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 한계점이 보이는 할리우드의 편집방식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라고 본다.

② <시계태엽 장치 오렌지>(감독 스탠리 큐브릭/ 편집 윌리엄 버틀러)

영상과 사운드의 대위법적 편집.

③ <내츄럴 본 킬러>(감독 올리버 스톤/ 편집 브라이언 버단, 행크 코윈)

MTV 스타일의 화려함이 내러티브를 구축한다.

④ <쉰들러 리스트>(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편집 마이클 칸)

할리우드 정통의 섬세한 편집.

⑤ <메이디 인 홍콩>(감독 프루트 챈/ 편집 전십팔)

거친 편집이 오히려 감정을 풍부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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