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WTO에 제출한 문화분야 양허 요청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참여단체 대표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문화관광부가 지난 6월 30일 문화 서비스부문의 전면 개방을 골자로 하는 양허 요청안을 제출한 것은 미국식 문화산업의 세계화를 용인하고 국가적 규제의 타당성을 스스로 부인한 이율배반적 행위’라고 비판한 뒤 ‘우리 문화의 정체성 수호와 세계 문화의 종(種)다양성 유지를 위해 WTO 양허 요청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기자회견에 이어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건의서를 전달해 ‘문화선진국으로 꼽히는 유럽 각국과 캐나다는 물론 중남미와 아프리카 여러나라까지 WTO의 틀 안에서는 문화생산물의 개방을 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세계문화협약 체결로 WTO 체제에 대응하려는 국제사회 흐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내희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우리 정부는 WTO 서비스무역위원회에 제출한 서한을 통해 최혜국 대우 면제 철폐를 요청, 문화인들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국민적 여론을 수렴하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기환 스크린쿼터시민연대 사무처장은 ‘WTO 문화서비스분야의 일괄협상 계획안 제출 마감시한인 내년 3월 30일까지 관계부처 항의방문, 대선후보 공약 요구, 공청회 및 집회 개최, 서명운동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문화부문 예외원칙을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형철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이사, 유지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이은 영화인회의 기획위원장, 주완수 우리만화연대 회장, 김용백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원승환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정남준 민예총 사무총장, 김보성 민족음악인협회 상임이사, 강신길 애니메이션예술인협회 전무, 김혜경 출판인회의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