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
감독 김기덕 출연 장동건, 김정학
제작 LJ필름 개봉 11월중
컨셉┃민간인을 쏴죽인 해안초소 군인, 그 사건으로 미친 여자, 그리고 감독 김기덕…. 온 스테이지┃간첩을 잡아 영웅이 되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힌 강 상병은 어느 날 밤 해변에서 사랑을 나누는 남녀에게 총을 쏜다. 남자는 처참하게 죽고 여자는 살아남았지만 미쳐버린다. 이 사건 이후 강 상병의 정신상태도 이상해진다. 부대에선 그를 전역시키지만 강 상병은 번번이 초소로 돌아온다. 군부대와 해안마을, 모두가 이상한 광기에 사로잡힌다. 인간의 율법으로 가늠할 수 없는 기이한 남녀관계를 다룬 <나쁜 남자> 다음으로 김기덕 감독이 선택한 <해안선>은 정치적, 역사적 배경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수취인불명>을 연상시킨다. 분단된 나라, 철책으로 갈라진 민간인과 군인의 경계, 계급장이 만든 위계질서 등 김기덕이 고발하는 대상은 충분히 짐작할 만한 것이지만 김기덕의 드라마는 낯설고 충격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던진다. 염치를 모르는 인간의 욕망이 선악의 갈림길을 수렁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오프 스테이지┃ 김기덕 영화 최초의 스타캐스팅이 화제였다. 총제작비가 7억원인 <해안선>에서 장동건의 출연료는 5천만원. 스타가 나왔지만 제작비는 전형적인 김기덕 영화 수준(?)인 셈이다. 그나마 예산보다 적게 써서 출연진에게 보너스로 돌렸다는 소문이 났는데 프로듀서는 “그 액수가 극히 적어서 예산대로 썼다고 보는 게 맞다”고 전했다.
연애소설
감독 감독이름 출연 차태현, 이은주, 손예진
제작 팝콘필름 배급 코리아픽쳐스 개봉 9월13일
컨셉┃여자 둘, 남자 하나. 그러나 이들의 삼각관계를 쉽게 예상하지 말 것! 온 스테이지┃둘도 없는 단짝친구 수인과 경희.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지환은 손님으로 온 수인에게 첫눈에 사랑을 느끼고 용기를 내 고백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그러나 이들은 연인 대신 친구 사이로 지내기로 약속하고 수인, 경희, 지환 이렇게 세 사람은 함께 어울려 다니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정과 사랑은 아슬아슬한 균형감각을 깨뜨리며 반대방향으로 휘몰리고 급기야 셋이 함께 떠난 여행에서 지환과 수인이 키스를 나누게 된다. 그날 이후 조금씩 소원해져가던 세 사람은 결국 각자의 길로 뿔뿔이 흩어진다. 세월이 흘러 택시기사로 살아가는 지환, 그는 어느 날부터인가 발신인 불명의 편지를 받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담긴 사진과 짧은 글. 편지의 발신자를 찾아나선 지환은 얼마 전 수인이 병으로 세상과 이별했음을 알게 된다.
오프 스테이지┃이번엔 ‘엽기적인 그녀’를 하나가 아닌 둘이나 모셔야했던 차태현은 자칫 ‘닭살돋는 멜로’로 보여질 수 있는 영화의 초반부를 특유의 쿨한 유머감각으로 끌고 나간다. 평범한 멜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의 반전을 숨기고 있다.
가문의 영광
감독 정흥순 출연 정준호, 김정은, 유동근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 9월13일
컨셉┃패밀리 조폭의 액션코미디와 어리버리 커플의 멜로가 만났다.
온 스테이지┃잠자리에서 함께 깨어난 대서(정준호)와 진경(김정은). 이들은 서로를 알지도 못하고 간밤의 일은 더더욱 기억하지 못한다. 문제는 진경이 호남 주먹계의 신화 쓰리제이 가문의 금지옥엽 고명딸이라는 사실. 고학력 엘리트 총각인 대서는 유전무식의 쓰리제이 가문 남자들에게 ‘사윗감’으로 낙점당하고 만다. 대서가 진경의 오빠들(유동근)로부터 ‘결혼할래, 죽을래’ 식의 협박에 시달리면서, 대서와 진경의 결혼은 기정사실이 돼간다. <가문의 영광>은 기획 당시 <백만 송이 장미>로 알려졌던 작품. 제목을 바꾸면서, 조폭 패밀리의 가족애에 힘을 실은 코미디로 모양새를 갖췄다. 쓰리제이 가문 남자들의 밀어붙이기 한판은 대서와 진경의 로맨스 못지않게 중요한 이야기축.오프 스테이지┃ 조폭코미디 열풍에 막차를 탄 <가문의 영광>은 배우들의 연기 변신에 승부수를 둔다. 놀라운 것은 TV사극에서 근엄한 모습으로 등장하던 유동근이 쓰리제이 가문의 장남으로 출연해 걸쭉한 전라도 욕설과 함께 사시미칼을 휘두른다는 사실. 촬영장에서 찰떡궁합을 자랑했다는 정준호-김정은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할 듯.
하얀방
감독 임창재 출연 이은주, 정준호
제작 유시네마 배급 CJ엔터테인먼트개봉 11월 중
컨셉┃인터넷 어딘가에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의 공간이 있다. 거기서 발원하는 기이한 공포.
온 스테이지┃방송사에서 비디오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수진(이은주). 임신상태인 그녀는 뉴스앵커 이석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지우고 싶어한다. 그러던 어느 날 후배 민주가 임신한 상태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수진은 사건을 조사하던 최 형사(정준호)를 통해 민주의 죽음이 폐쇄된 사이트 ‘하얀방’과 관련되어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검색 끝에 ‘하얀방’의 문턱을 넘은 수진은 그곳에서 낙태와 관련된 끔찍한 악몽을 경험하지만 끝내 낙태를 감행한다. 그리고 얼마 뒤 갑작스런 복통을 호소하던 수진은 자신의 뱃속에 다시 아이가 들어와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죽게 될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인다.
오프 스테이지┃ <하얀방>에서 주목할 공간은 제목 그대로 ‘하얀방’이다. 인터넷 속에 존재할 것이라 가정한 아기들의 방, 즉 낙태로 인해 세상과 만나지 못한 아기들을 달래는 공간으로서 ‘하얀방’은 현실과 비현실이 다른 듯 서로 통하는 세계다. 하얀방의 세트는 CG보다는 아날로그적인 손길로 더욱 공들였다. 임창재 감독은 “여성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결혼이나 가족과 같은 보편적인 제도의 문제를 초자연적인 현상들을 통해 되짚어보려고 한다”고 연출 의도에서 밝혔다.
<<<
이전 페이지
기사처음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