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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패밀리
2002-08-21

■ Story

성대(김민종)와 성준(윤다훈), 두 형제는 폭력조직 서남파의 주력 행동대원. 이들 형제에게 중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인천을 접수하라는 상부의 미션이 주어진다. 토착 조직의 보스격인 최무영(이경영)은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인천지역 강력계 형사반장을 매수해서 끌어들이는 성대의 놀라운 수완 덕에 서남파는 인천을 손아귀에 넣게 된다. 그러나 미처 제거하지 못한 적이 있었으니, 룸살롱 패밀리아를 운영하는 오해숙(황신혜). 성대와 성준은 최무영과 연인 사이였던 오해숙과 사고뭉치 호스티스 성초희(황인영)로 인해 위기에 처한다.

■ Review

맞장뜨다, 정분난다? 조폭과 호스티스의 대결구도로 시작하는 <패밀리>의 전체 줄거리를 거칠게 요약하면 그렇다. 신기에 가까운 가위손의 여자를 내세우거나(<조폭 마누라>), 닫힌 교문을 열기 위해 정의의 쇠파이프를 휘두르거나(<두사부일체>), 쫓겨들어간 산사에서 스님들과 족구하다 삶의 화두를 받아들이는(<달마야 놀자>) 식의 ‘충격요법’에 비해 다소 심심한 설정이지만, 무지막지한 완력의 소유자인 조폭과 억센 악다구니를 퍼붓는 호스티스가 함께 빚는 로맨스(?)도 구경거리로는 부족하지 않다.

1라운드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눈앞에 둔 서남파의 자축연에서 초희가 보스한테 치욕을 안기면서 공이 울린다. 이로 인해 성대는 룸살롱을 박살내려고 하고, 해숙은 이를 막기 위해 깡으로 맞선다. 그러는 동안 성준은 한눈에 반한 초희를 난장판이 된 룸살롱에서 구하기 위해 애쓴다. 이들이 벌이는 2 대 2 태그매치 게임은, 그러나 매 라운드가 이어질수록 김이 빠지고 맥이 풀린다. 특히 윤다훈의 과장된 애드리브와 표정연기로 매 장면을 갈무리하는 연출은 스토리가 계속 쳇바퀴를 돌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윤다훈에게 쏠린 무게중심 탓에 감정의 앙상블 또한 이뤄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후반부에 이들이 나누는 ‘화해’는 성급한 듯 보인다. 보스로부터, 연인으로부터 두 사람 모두 버림받았다는 핑계가 있긴 하지만, 한때 서로에게 칼을 겨누기도 했던 성대와 해숙이 격투 끝에 느닷없이 정사를 벌이는 장면은 이해가 쉽지 않다. 또한, 촬영도중 송사에 휘말려 제 분량을 소화하지 못한 이경영의 공백 탓에 앞뒤 장면이 연결되지 않는 부분도 적잖게 눈에 띈다. 성대와 성준이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 갑자기 적들에 포위당하는 장면이 대표적. 대역과 편집으로 메우긴 했지만, 극중 최무영이 기습테러를 당하고 난 뒤의 상황이 모조리 빠진 탓에, 토박이 조폭들이 오밤중에 식칼들고 나서는 이유를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이영진 ant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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