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극장가에도 불륜 바람?
2002-08-20

입추도 이미 지났고 이제 막바지 더위 한바탕만 더 겪으면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은 멜로의 계절. 사랑 이야기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금지된 사랑, 불륜이다.

「위기의 남자」, 「거침없는 사랑」, 「고백」등 한동안 TV 드라마를 휩쓸었던 불륜 바람이 이제 스크린으로 불어닥칠 기세다. 이미 올 상반기 개봉된 <결혼은 미친 짓이다>나 <생활의 발견>, <미워도 다시 한번 2002> 등은 불륜이 직ㆍ간접적 소재가 된 영화.

여기에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여름, 다시 한번 ‘불륜 영화팬’들을 찾아오는 영화가 오는 22일 개봉하는 <언페이스풀>이다. <나인하프위크>에서 관능의 영상미를 보여줬던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새영화 <언페이스풀>은 ‘본격 불륜 영화’라고 이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불륜에 빠져드는 남녀의 모습을 관능적으로 그리고 있다. 자상한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들 등 부러울 것 없는 한 여자(다이안 레인)가 우연히 만나게 된 젊은 남자(올리비에 마르티네즈)의 매력에 사로잡혀 육체적 욕망에 빠져든다는 내용. <귀여운 여인>, <뉴욕의 가을>의 리처드 기어가 아내의 불륜을 눈치챈 남편의 심리를 연기한다. 금지된 사랑의 아름다움을 내용으로 하는 우리 영화 두 편도 가을 개봉을 앞두고 막바지 촬영 중에 있다.

현재 경상남도 남해에서 촬영 중인 변영주 감독의 <밀애>는 남편의 외도에 상처입은 부인이 낯선 도시에서 한 남자와 불륜에 빠진다는 내용의 영화다. 평범한 가정주부인 미흔은 남편이 바람 핀 사실을 눈치채고 남해로 가 동네 의사인 인규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며 자신에게 내재된 욕망을 표출한다. <낮은 목소리1,2> 등에서 정신대 할머니들의 아픔을 다큐멘터리로 담았던 변영주 감독의 첫번째 장편극영화로 김윤진과 이종원이 금지된 사랑에 빠지는 남녀로 연기한다. <밀애>는 오는 10월말 관객들을 찾아간다.

이미연, 이병헌 주연의 영화 <중독>에서 보여주는 금지된 사랑은 형수와 시동생간의 사랑. 죽은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는 '빙의'라는 현상을 소재로 지독하고 치열한 사랑을 보여준다. 같은 시간에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대진(이병헌)은 형 호진(이얼)의 영혼을 가지고 깨어난다. 시동생 대진의 모습에 혼란스러워하던 형수 은수는 혼란스러워하지만 결국 그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충무로 베테랑 조감독 출신 박영훈 감독의 데뷔작으로 섬세한 인물묘사와 화면구성으로 '치명적인 로맨스'를 보여준다는 각오다. 한창 낙엽이 지고 있을 10월 중에 개봉할 예정이다.

불륜은 현실에서는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지만 영화속에서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세련된 연출과 인물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있으면 잘 만들어진 사랑이야기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올 가을 관객들을 찾아오는 불륜 소재의 영화가 TV 드라마에 이어 영화계에도 불륜 바람을 일으킬 것인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