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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크루즈, 폭우도 이기다
문석 2002-08-12

이글거리던 열기가 차가운 빗물에 잠시 식는 가운데, 여름 흥행시장 또는 포스트 월드컵 시즌의 성적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망한 우승후보는 크루즈-스필버그 커플이 빚어낸 음울한 협주곡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7월24일 개봉한 이 영화는 8월8일까지 서울 79만, 전국 180만명을 동원하고 있다. 폭우와 극심한 교통체증이 도로를 꽁꽁 묶었던 지난 8월7일에도 서울에서 3만여명이 들었을 정도로 이 영화의 인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때문에 관계자들은 이 영화가 200만명을 다소 힘겹게 돌파한 <맨 인 블랙2>를 어렵지 않게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영화 <폰>의 질주도 놀랍다. 개봉 2주 만인 7일까지 서울 43만, 전국 124만명을 기록한 이 영화는, 3주 전 개봉해 7일까지 서울 45만7천, 전국 125만7천명을 불러들인 <라이터를 켜라>를 가볍게 제칠 것으로 보인다. <폰>은 객석의 절반쯤을 메운 여고생들의 괴성 속에서, 18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챔피언>과 여름 시즌 한국영화 흥행 1위를 놓고 타이틀전을 벌일 전망.

하지만 슈퍼 파워 블록버스터들의 경쟁 속에서 은근한 승리를 거둔 영화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6월28일 개봉해 무려 7주째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머물고 있는 이 애니메이션은 8월7일까지 서울 91만, 전국 198만명을 동원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기록인 <슈렉>의 서울 113만, 전국 238만명에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 한편 8월1일 개봉한 <스튜어트 리틀2>는 7일까지 15만3천, 전국 45만6천명을, <썸 오브 올 피어스>는 전국 29만명을 기록해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물론 8월7∼8일 개봉한 작품도 눈여겨볼 필요는 있다. <싸인>은 9일 오후까지 전국에서 6만여명을 동원했고, <아이스 에이지>는 8일까지 서울 1만6천, 전국 4만명 남짓을,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는 8일까지 서울 1만5천명, 전국 3만6천명을 불러들였다. 아직 여름 시즌의 끝을 알리는 휘슬은 울리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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