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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에게 <죽어도 좋아>를 허하라!
2002-08-05

제한상영가 판정에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영화인·네티즌 성토 줄이어, 제작사는 재심 신청“성인은 자유롭게 영화를 선택해서 볼 권리가 있습니다. 무슨 근거로 저희의 자유를 박탈하지요?”(작성자 음∼) “당신들 판단대로라면 뉴스보도도 제한해야 하지 않나요? 세상에 영화보다 더 잔인하고 끔찍한 일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작성자 영화인) “영등위 입사하면 변태취급 받더라도 안 잘린 영화 볼 수 있져? 공채는 언제 있어요?”(작성자 입사희망자)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7월22일,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등급분류 소위원회가 <죽어도 좋아>에 제한상영가 등급 결정을 내리자, 관객이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볼 권리’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영등위 게시판에 오른 100여건의 항의글을 포함해서 각종 영화 관련 사이트 등의 게시판에 “등급위는 <죽어도 좋아>를 돌려달라”는 아우성이 계속되고 있다. 영화인들의 성토 또한 드높다. 7월25일 남산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토론회에 이현승, 김성수, 임상수, 류승완, 김용균 등 일부 영화감독들이 참석했던 것에 이어 이튿날 영화감독들의 모임인 디렉터스 컷도 “<죽어도 좋아> 제한상영등급 판정은 창작자에 대한 폭력”이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내 “등급위의 이번 결정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겠다는 오만한 월권행위가 아닐 수 없다”며 비판했다. 젊은 영화비평 집단도 7월27일 코아아트홀에서 시사회를 가진 뒤, 토론회를 열었다. 1기 등급분류 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모두 발언에서 “<죽어도 좋아>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자막번역 및 프린트 제작비를 지원했으며, 디지털 장편영화 배급지원까지 한 작품”임을 상기시킨 뒤 이번 <죽어도 좋아> 사태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는지, 영화등급분류 소위원회 위원인 조문진 감독이 한 일간지에 <죽어도 좋아>의 제한상영가 등급 찬반논쟁에 참여해서 눈길을 끌었다. 조 감독은 기고한 글을 통해 “일찍이 어떤 외국영화에서도 이렇게 적나라한 정면 오럴섹스를 본 적이 없다”며 “등급심의는 예술표현에 대한 평가나 비평이 아니다. 심의규정의 기계적 적용이라고 비판하지만, 그야말로 기계적으로 적용해야지 자의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제한상영가 등급’ 부여는 적절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화인회의 유창서 사무국장은 “조 감독이 최근 영화의 경향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입을 뗀 뒤, “어떤 등급분류 규정에도 성기 또는 음모 노출을 불허한다는 조항이 없는데 기계적 적용이 가능하냐”고 반문했다.한편, 제작사인 메이필름이 재심 신청을 8월10일 전후로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8월7일 인사동 미로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공청회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화개혁시민연대, 한국독립영화협회, 영화인회의 등 주최단체 외에도 참교육학부모회, 여성단체연합 등에서 토론에 가세할 예정이기 때문. 토론에 앞서 이날 오후 2시에 일반 관객도 관람이 가능한 시사회가 열린다.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