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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수용 영상물등급위원장
2002-07-25

김수용(73) 영상물등급위원장은 <죽어도 좋아>(감독 박진표)의 제한상영가 등급에 대해 “영화등급분류소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제작사가 재심을 신청한다면 규정에 따라 등급위원들을 소집해 논의해보겠다'면서도 '아직까지 국내 영화에서 성기가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죽어도 좋아>의 등급에 대해 영화계가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위원장이자 영화감독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반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 위원장으로서 어디까지나 소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

문제가 된 장면에 대해 개인적으로 갖는 느낌은.

▲성기 노출만 갖고 기계적인 잣대로 등급을 결정하는 태도는 물론 지양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영화처럼 성기가 클로즈업으로 노출되는 장면은 곤란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더욱이 영화는 시나리오와 연출에 따라 배우의 연기로 이뤄지는 예술인데 「죽어도 좋아」는 실제 성교장면을 담고 있다. 이런 영화가 일반 극장에서 상영되면 앞으로 큰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제한상영관'이 없는 상태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매기는 것은 사실상의 검열 효과를 갖는 조치라는 지적도 있지 않은가.

▲우리는 어디까지나 규정과 기준에 따라 등급만 결정할 뿐이다. 제작사나 수입사에 대해 자르라 마라 하지 않으며 할 수도 없다. 하루빨리 법을 정비해 등급외전용관이 생겨야 한다(이는 위원장의 착오로 제한상영관 설치근거를 담은 개정 영화진흥법이 1월 26일 발효됐으며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지난 5월 모두 마무리됐다).

박진표 감독은 소위원회에서 문제삼은 대목이 영화 전개상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나도 검열의 피해를 많이 본 당사자여서 연출자의 의도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노골적인 성교 장면이 꼭 필요하다는 감독의 의도가 우리 사회에서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