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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탭의 전문화와 처우개선, 첫발 내딛다
2002-07-15

충무로 스탭 처우개선 위한‘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공청회’열려“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라.” 조수급 스탭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한국영화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충무로의 비합리적인 제작 관행 탓이라는 진단도 함께 제시됐다. 영화인회의는 7월10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영화인회의 이현승 사무총장은 서두에서 “90년대 이후 한국영화의 성장은 끊임없는 자본과 인력의 유입에 힘입은 바 크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합리적인 제작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자본이 빠져나갈 때마다 위기를 맞아왔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공청회는 촬영일정과 예산이 제작과정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비판으로 시작됐다. 영화인회의 류형진 정책위원은 “제작기간의 연장으로 스탭들이 다른 일감을 놓치는 일이 빈번하다”면서 “이는 전체 프로덕션 공정을 조율할 만한 전문 프로듀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 위원은 “전체 제작공정을 세분화한 표준매뉴얼을 작성해서 각 공정기간에 결합할 인력을 최소화하는 일부 제작사의 시도는 눈여겨볼 만하다”며 사례를 소개했다.현장인력 운용구조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영화인회의 조준형 정책실장은 “낮은 보수가 스탭들의 현장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비숙련 스탭들의 재교육 프로그램도 전무한 실정이다”라고 설명한 뒤 “기존의 도제시스템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도입이 시급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계 직능단체들이 나서서 인턴제를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유용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제작에 들어간 다음에야 제작사와 스탭간의 계약이 이뤄지는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영화인회의 안영진 사무차장은 “기획에 들어간 영화 중 제작으로 이어지는 것은 불과 10%에 불과하고, 실제 기획단계에서 노동력을 제공한 스탭들에 대한 보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작사가 1천개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 때 스탭들의 피해는 예상보다 훨씬 더 클 것이며, 따라서 스탭들 역시 계약에 앞서 공정별로 임금과 근로조건을 분리 명시할 것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피켓시위를 시발로 조수급 스탭들의 처우개선 요구를 전면적으로 들고나선 비둘기 둥지, 조수협의회 등의 소속 회원들과 일부 제작자들이 함께 자리를 해서 의견을 개진해 주목을 끌었다. 발제 이후 토론자로 참석한 비둘기 둥지의 고병철 운영위원은 “전략산업이라고 치켜세울 때는 언제고 민감한 사안이라고 판단되자 협상 주체가 아니라며 한발 물러서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스탭들의 처우개선을 보장하는 내용의 조항을 영화진흥법상에 추가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청년필름의 김광수 대표는 “스탭들이 실질적인 협상주체로 서려면, 직능단체를 조직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노조를 만드는 데 온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는 스탭들의 ‘전문화’ 및 ‘처우개선’ 등의 현안을 제작시스템의 개선이라는 큰 틀 안에서 풀어내려고 고민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비록 많은 수는 아니지만 공청회에 참여한 스탭들과 제작자들 모두 윈-윈전략을 짜내기 위해 함께 토론에 참여한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영화인회의가 애초 의도한 현장 시뮬레이션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지 못한 것은 아쉽다. 연구인력 중 일부가 작품의 실제 제작과정에 결합하는 것이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미뤄진 것이다. 실사작업이 광범위하게 진행되지 못한 것도 안타깝다. 영화인회의는 일단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직능단체들과 함께 인턴제 도입, 인증제 발급 등의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글 이영진 anti@hani.co.kr, 사진 정진환 jungjh@hani.co.kr

조수급

스탭들의 분야별 평균 계약금과 연평균 참여편수

분야

계약금(만원)

분배방식

연평균 참여편수

구성원

수(감독급 제외)

비고

연출

2500~3천

감독 별도

0.7편

이하

4~5

최근 4천만원

이상의 계약사례 있음

촬영

2천~2500

감독 별도

1~1.5편

4~7

대작의 경우 4천만원선

조명

4500~5500

감독 포함(스탭 2천)

1.5~2

5~7

기자재 비용 제외

음향

2천

기사 포함(스탭 500)

2

1~2

장비 별도, 월급제

많음

미술

2500~3천

미술감독 포함

1

3~4

 

제작

3천~3400

프로듀서 별도

1

4~6

최근 제작부원을

정직원으로 고용하여 월급제를 실시하기도 함

※위 자료는 영화인회의 제작환경개선위원회가 조감독협회, 촬영조수협의회, 프로듀서 모임 등과 함께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작성한 것으로 작품의 규모와 상관없이 편당 계약금만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임을 알려둔다.[사진설명] 이날 공청회에는 영화인회의 정책위원들 이외에도 임종재 감독, 나비픽처스의 조민환 대표, 이상필 조감독협회 부회장, 비둘기 둥지 고병철 운영위원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영화인회의 이현승 사무총장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