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일부 장면의 수정을 통해 관람 등급을 낮춰 오는 8월말~9월초 재개봉할 예정이다. 이미 칸 수상 결과가 나온 뒤 확대 재개봉된 적이 있는 이 작품을 또다시 극장에 내걸려고 하는 이유는 청소년에게도 관람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임 감독의 수상소식이 전해지기 전부터 <취화선>의 제작사인 태흥영화사에는 교사들로부터 “한 예술가의 진한 혼이 담겨 있는 이 영화를 청소년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18세 관람가 등급이라 불가능한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문의가 많이 왔다고 한다.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 이런 문의는 더욱 잦아졌다. 여기에 뒤늦게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성인 관객의 요청까지 겹쳤다. 결국 제작사와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는 청소년을 주대상으로 삼는 재개봉을 추진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18세 관람가 등급 판정을 받은 현재의 프린트를 청소년 앞에서 상영할 수는 없는 탓에 일부 장면에 대한 삭제 또는 특수처리가 불가피해졌다. 임권택 감독은 어차피 원본 프린트는 따로 존재하므로, 청소년용 프린트를 만드는 것에 특별한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임 감독이 직접 가위(또는 지우개)를 들고 ‘18세 이상 관람 장면’을 순화시켜야 하는 상황. 문제가 될 만한 장면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든, ‘청소년용 버전’을 따로 만들어 극장에 내거는 일이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만큼은 확실하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