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텔레비전에 본격적인 심야 성인 토크쇼를 선보였던 쟈니윤이 10여년 만에 다시 텔레비전 무대에 선다. 그동안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연예활동을 계속해온 그는 오는 14일부터 방송되는 경인방송(iTV)의 <왓스 업>(일요일 밤 10시30분)에 출연해 새로운 토크쇼의 매력을 선사한다.
토크쇼와 시트콤의 장점을 결합한 <왓스 업>은 30~40대 시청자를 겨냥한다. 쟈니윤은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시트콤)이자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토크쇼)로 나선다. 그때그때 화제의 인물을 초청해 진행하는 토크쇼가 40%, 토크쇼 제작을 둘러싼 얘기가 30%,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미국에서 겪는 일상생활이 30%를 차지한다.
쟈니윤은 1992년 에스비에스 <쟈니윤 쇼>를 진행하며 국내에 성인 심야 토크쇼의 씨앗을 뿌렸다. 약간 혀꼬부라진 소리로 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농담은 종종 세간에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쟈니윤은 한 나라의 부와 자유를 재는 척도가 토크쇼라고 강조한다. 국민들이 굶주리고 억눌려 있으면 토크쇼가 뿌리를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10년 전 한국은 그에게 적지 않은 굴레를 씌웠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로 들어갔을 때였죠. 나라에는 전통이 있어야 하는데 ‘전통’이 없어졌다고 조크를 던졌는데, 나중에 보니 잘렸더군요.”
쟈니윤은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답답할 때가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대통령이건 시골 농부건, 유치원 아이건 누구라도 토크쇼에 초청하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시청률을 노린 탓인지 연예인 일색일 때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한 1년 지나자 더이상 부를 연예인이 없었다.
<왓스 업>의 첫번째 토크쇼는 가수 조영남과 함께한다. 평소 형님아우하는 이들의 스스럼없는 대화가 안방을 찾는다. 병역기피 파문을 일으킨 가수 유승준도 미국의 일상생활을 담은 시트콤에서 모습을 보인다. 쟈니윤은 유승준에게 “이제 미국 시민이니 미국 군대나 가지 그래”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진다. 두번째 토크쇼의 손님은 ‘5공의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의원이다. 특사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의 비화가 공개된다.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토크쇼가 넘쳐난다. ‘토크쇼 공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의 평가는 당부에 가깝다. “한국에서도 토크쇼가 많이 발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 나가야 합니다.”
유강문 기자m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