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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월드컵 장벽 힘겹게 넘다
2002-07-08

<챔피언> 첫주 94만여명 동원 그쳐, <센과 치히로…> <스타워즈…2>는 선전<챔피언>이 날린 회심의 한방도 월드컵의 마지막 열기를 꺾진 못했다.6월28일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챔피언>은 개봉 1주일 만인 7월4일까지 서울 31만명, 전국 9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 영화는 개봉 두 번째 주말을 넘기며 전국 130만명 정도를 돌파할 전망이다.<친구>의 흥행신화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됐던 이 영화가 애초의 예상보다 낮은 흥행을 기록한 데는 우선 폐막을 앞두고 막바지 열기를 뿜었던 월드컵이 가장 큰 힘을 행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영화는 개봉 주말 이틀 동안 서울에서 10만4천여명을 동원했는데, 이는 휴일이었던 7월1일 하루 성적이 6만4500명이었다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었다. 특히 한국과 터키의 3·4위전이 있었던 6월29일의 경우, 개봉 이틀째가 되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6시께부터 시작하는 4회와 오후 8시30분쯤 시작하는 5회의 객석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다음날인 30일에도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결승전이 열린 탓에 극장가는 평소보다 한산한 편이었다. 평소 같으면 주말 이틀 동안 서울의 총관객 수는 35만명 정도였으나, 6월의 마지막 주말 서울의 극장을 찾은 발길은 29만여명에 그쳤다. 게다가 대학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여름시장이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더욱 저조하다. 예년의 여름 시즌 서울 주말관객 수는 40만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챔피언>의 부진에 관해서는, 관객의 기대 수준과 영화가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친구>처럼 다소 과장됐지만 화끈한 이야기를 기대했던 관객이 김득구의 삶을 차분하게 뒤쫓는 이 영화에서 실망감을 느꼈다는 얘기다. <챔피언>이 애초 예상보다 저조했다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서울 35개, 전국 83개 스크린을 통해 6월28일 개봉한 이 영화는 4일까지 서울 19만, 전국 37만5천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다. 이미 첫주 성적만으로도 <이웃집 토토로>(서울관객 12만8900명)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4만8900명)보다 월등히 높은 흥행성과를 올렸다. 일본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지방에서도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 작품은 어린이들보다 20대의 젊은 관객이 집중적으로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월드컵 열풍이 지나가기 시작한 7월 초의 극장가에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영화는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이다. 이례적으로 수요일인 7월3일 밤부터 극장의 문을 연 이 영화는 평일 이틀(3일은 1회만 상영) 동안 전국에서 10만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다. 예매성적도 다른 영화들에 비해 압도적이어서 서울 50개, 전국 150여개 스크린을 통해 본격적으로 개봉되는 5일부터는 무시못할 관객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크고, 세고, 비싼 영화들이 무차별적인 공세를 펼치는 여름 시즌이 시작된 것이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