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내 미투 운동 이후, 성폭력 생존자들과 그 연대 활동가들은 서로의 일상을 지탱하기 위한 팀 ‘상-여자의 착지술’을 만든다. 각자가 가진 자원을 활용해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들은 함께 몸을 움직이며 과거와 현재 사이의 긴장을 이완해보는데, 모든 동작이 매끄러울 수는 없다. 혼자서 굳어버리고, 집단이 어색해지고, 허공에 분노해버리는 순간들까지도 <착지연습>의 일환이다. 첫 장편다큐멘터리 <버블 패밀리>로 가정사와 부동산 문제를 겹쳐본 마민지 감독은 이번에도 내밀한 사연들을 넓은 시야로 감싼다. 예컨대 동료들의 심신 재활을 지켜보는 동안 그가 놓치지 않는 건 벽면에 일렁이는 나무 그림자나 창문에 비친 난로 불빛 같은 것이다. 나지막이 꿈틀거리는 존재들을 향한 애정이 짙게 밴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관객을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