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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장르’라는 미지의 개척지 - 이경미·장유정 감독, 이현정 쇼박스 영화사업본부장(상무)의 여성 장르 대담
조현나 사진 최성열 2026-07-02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부천영화제에선 ‘장르영화 특별전’을 기획하고 그에 맞춰 한국 여성감독 장르영화의 계보를 발굴하는 리스트를 공개했다. 1997년부터 2026년 사이의 극장 개봉작 중 총 11명의 감독과 그들의 영화 11편이 호명됐다. 리스트에도 드러나듯 1990년대에만 해도 한국영화계에서 장르영화를 만드는 여성감독은 많지 않았으나, 2000년대에 들어 상업영화계와 독립영화계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감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로맨틱코미디, 청춘, 호러, 범죄스릴러, 미스터리 사극 등 신선한 소재를 적용해 상상력을 발휘한 영화들이 현재 한국영화계의 단단한 지지대가 되어주었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씨네21>은 이경미·장유정 감독, 이현정 쇼박스 영화사업본부장(상무)과 함께 한국의 여성감독들과 장르영화의 관계성, 최근 감지되는 변화와 경향,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관해 두루 살폈다. 앞으로 한국 여성감독 장르영화의 계보에서 더 다양한 신작과 새로운 이름들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

이경미, 장유정, 이현정(왼쪽부터)

- 장유정, 이경미 감독의 작품 세계는 얼핏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정직한 후보> 시리즈와 <미쓰 홍당무> 등 코미디 장르에서의 교집합이 존재한다. 대중을 고루 웃게 만든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을 텐데 코미디영화를 만들 때의 어려움, 즐거움을 들려준다면.

장유정 코미디영화를 준비할 때 내부에서 “이게 재미있어? 말이 돼?”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 반대 의견에 따라 개연성을 채우다보면 말은 돼도 자칫 재미가 없어지곤 한다. 성별과 나이에 따라 유머 코드가 다르고 해외시장에서 잘됐어도 한국에선 별 효과가 없는 소재가 되기도 하고. 어떤 문화적 맥락을 공유하느냐에 따라 웃음의 빈도수가 달라진다. 그래서 코미디 장르가 어렵다. 셰익스피어 작품에서도 비극이 훨씬 유명한 것처럼 비극은 언어, 문화와 관계없이 한컷만으로 모두를 울릴 수 있지만 희극으로 모두를 만족스럽게 웃기기란 쉽지 않다. <정직한 후보>의 원작은 브라질영화다. 원작 기획은 재밌는데 한국에 그대로 들여오기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서 어떻게 바꿀지 오랜 시간 고민했다. <정직한 후보2>에서도 희철(김무열)이 거짓말을 못하는 설정에 관해 얼마나 많은 의견이 오갔는지 모른다.

이경미 연말 시상식에서도 코미디 장르가 수상은 물론이고 후보에 오르기가 제일 어렵다.

장유정 그래서 라미란 배우가 <정직한 후보>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다들 엄청 놀랐다. 전혀 예상을 못했으니까. 영국에선 코미디, 뮤지컬 장르에 따로 연기상을 주지 않나. 영화, 드라마, 공연에서 할 수 있는 연기가 다르듯이 장르별로 연기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걸 인지한 결과다.

이경미 나도 코미디, 스릴러 장르를 거쳐 이제 호러영화를 준비 중인데 역시 코미디영화가 제일 어렵다. 누구를 웃기고 싶다는 욕망으론 해결이 안되고, 센스가 필요하다. 내가 쓴 공포물을 보고 무서워하는 것도 좋지만 웃으라고 쓴 걸 보고 웃을 때의 보람도 만만치 않다.

이현정 투자 심사 때 제일 어려운 게 코미디 장르다. 한쪽에선 너무 웃기다고 하고, 반대쪽에선 대체 뭐가 웃기냐고 한다. 그러니 결정할 때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시나리오고, 작품의 톤 앤드 매너가 잘 가닿으려면 아무래도 만드는 사람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코미디 감각이 좋은 감독과 배우, 그리고 제작사. 코미디는 배우도 중요하다. 유머를 표현해내는 남다른 센스를 가진 배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배우와 감독의 합이 잘 맞으면 시너지가 폭발한다.

장유정 지금 시나리오작가와 글을 주고받으면서 쓰는 중인데, 만나면 일단 앉자마자 “중학교 어디 나왔어요?”, “저는 오리무중 나왔습니다” 이런 식의 밑도 끝도 없는 대화를 시작한다. 그렇게 얻은 코믹한 아이디어가 많고, 제작사에서 재밌다고 반응이 오면 무척 뿌듯하다.

- 두 감독의 작품 속 여성 캐릭터는 주조연 관계없이 입체적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캐릭터 구축은 어떻게 해나가나.

장유정 해당 캐릭터와 관련해 떠오르는 인사들을 전부 쓴다. <정직한 후보>를 준비할 때 국회의원, 보좌관을 합쳐 100명 가까이 만났다. 영화 초반에 주상숙(라미란)이 표심을 얻기 위해 종교와 축구 행사를 오가며 순식간에 옷을 바꿔 입는 시퀀스가 있지 않나. 그것도 실제 취재하면서 알게 된 거다. 지금은 형사영화를 준비 중이라 어제 남대문경찰서에 들러 반장님, 경감님을 인터뷰했다. 주상숙은 남자 대통령 후보에서 여자 국회의원으로 바뀌면서 많은 게 달라졌다. 일하는 여성이자 육아하는 여성으로서 느끼는 고충이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변모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더해졌다. 주상숙이 워낙 솔직하고 욕망이 명확한 여성이지 않나. 정치인들이 등장하는 작품에선 그들의 욕망이 비극적으로 귀결될 때가 많았는데 <정직한 후보>는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가져가면서도 여성이 주인공인 흔치 않은 정치인이라 흥미로웠다.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렇게 설정하길 잘했다 싶다.

이경미 나는 캐릭터를 만들 때 어떤 배우를 염두에 두거나 비슷한 캐릭터를 떠올리는 접근을 해본 적은 없다. 맨 처음엔 뭉뚱그려서 어떤 인물이라고 정해놓고 대사를 먼저 수집한다. 영화를 시작한 뒤로 계속 대사를 모아둔 파일이 있다. 시나리오를 쓰다 막히면 그 파일을 열고, 예전에 쓴 대사나 내가 좋아하던 것들에서 단서를 찾아 캐릭터를 조합해나간다. 사람들을 만났을 때 듣고 본 경험도 수집해놓는다. 예를 들면 <미쓰 홍당무>의 대사 중에 “착하게 살지 마라. 그럼 사람들이 너한테 못되게 군다? 근데 너가 못되게 굴잖아? 그럼 너한테 사람들이 착하게 굴어”라는 대사가 있다. 예전에 친한 언니가 너무 화가 나서 내게 전화해 저렇게 말했는데 “어, 언니 너무 힘들었구나” 하면서 받아 적었다. 사람도 많이 만나진 못하고 기간제교사면 교사 한두명, 형사면 형사 두명 정도 만나 취재하고 캐릭터를 만든 뒤 역으로 해당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다시 찾아간다. 그리고 거꾸로 이상한 점을 피드백 받는다. 프리프로덕션 때 답사를 가거나 촬영을 시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서 촬영 중에도 시나리오를 계속 고쳐나가는 편이다.

- 장르물의 눈에 띄는 여성 캐릭터 하면 <파묘>의 화림(김고은), <살목지>의 수인(김혜윤), 세정(장다아)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쇼박스 장르영화의 반응이 좋은데 최근 장르영화에 투자할 때 어떤 지점을 주요하게 보나.

이현정 투자배급사 입장에선 시나리오만 재미있다면 어떤 장르든 상관없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멜로, 사극, 공포, 좀비 장르까지 다양하게 거치며 배운 게 있다면 영화를 잘 만드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극장에서 다 같이 영화를 관람하기 좋거나 혹은 보고 난 뒤에 계속 회자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예전에는 스릴러, 범죄 장르 영화를 다들 극장에서 많이 봤는데 요즘에는 공포, 코미디 영화를 더 선호한다. 다 함께 무서워하고 웃으면서 재미와 긴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체험형 작품이 각광받는다. 심지어 드라마 장르라도 모두가 엉엉 울 수 있을 만큼 감성적인 작품이라면 대중에게 소구할 수 있다. 예전에는 개연성이 탄탄하지 않으면 비난받았지만 요즘에는 작품에 약간의 틈이 있더라도 그걸 추측하고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관객이 많다. 가령 <살목지>에선 전 연인 관계였던 기태(이종원)와 수인의 서사를 상상하고, <군체>도 좀비들이 업데이트되는 상황을 밈으로 만들어 논다. 자신의 해석을 유튜브나 SNS에 콘텐츠로 만들어 올리거나 GV에서 표현하면 우리도 마케팅 파트에서 피드백한다. 그래서 요즘엔 장르영화에서도 그렇게 관객이 끼어들 틈을 남겨두려 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 한국 영화산업에서 ‘장르성’, ‘장르영화’를 논할 때 여전히 남성성을 전제하고 그 맥락 안에서 이야기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한국영화의 특수성인지, 아니면 장르라는 개념을 협소하게 잡은 데서 오는 오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이경미 장르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내가 영화를 공부하던 시절만 해도 남자감독들이 만든 영화를 보면서 배웠다. 남성 감독·작가들을 통해 그려진 여성 캐릭터는 내가 알고 있는 여자들과 다른 게 많았고, 그래서 내가 여자감독이자 여자 작가로서 해볼 수 있는 게 많겠다는 희망이 있었다.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장르물에서 아직 다뤄지지 않은 여자들을 등장시킨다면 또 다른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장르물에 계속 도전하는 것도 여전히 미지의 개척지라고 여겨서다. 그리고 그 절정이 호러라고 생각한다. 호러영화를 재밌게 보면서도 여성 캐릭터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기분이 나쁠 때가 많았다. 가령 이탈리아 호러영화에서 꼭 금발의 여성을 잔인하게 죽인다든지 하는 것들. 그런 직관적인 호러의 쾌감과 여성이라는 나의 정체성이 충돌할 때 느끼는 혼란과 도전 의식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장르를 정말 좋아하니 내가 보고 즐길 수 있는 호러를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하게 된 거다.

장유정 내가 영화감독을 제의받은 때가 생각난다. <김종욱 찾기>를 하기도 전이다. 연극 연출을 전공했는데 당시 연극 연출로는 생계를 이어가기가 어려워서 동료와 시나리오 작업을 병행하고 있었다. 시나리오작가는 가능해도 감독은 어려울 거라 여겼는데 당시 감독 제의를 한 분이 이렇게 설명을 해주셨다. 첫째로 내가 쓴 시나리오가 좋았고, 둘째로 여자감독들이 대부분 우울한데 내가 밝고 활기차서 마음에 들었다고. 그저 내 성격일 뿐인데 그게 플러스가 돼 감독 자리를 제안받다니. 무척 놀랐던 기억이 있다. <정직한 후보>를 준비할 때 느낀 편견은 코미디 장르에서 대부분 남자가 더 웃길 수 있다고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가령 연출부에 의사 캐릭터 캐스팅 리스트를 준비해달라고 하면 전부 남자배우로 골라온다. “여자 의사도 많은데 왜 이렇게 했냐”고 물으면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했다고 답한다. 실제로 그런 작품을 많이 봐왔고, 그게 익숙해져서 그렇다. 개인적으로 워킹타이틀의 영화들을 좋아한다. 워킹타이들 작품의 여성 캐릭터들이 무척 입체적이고, 내가 코미디 장르에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정직한 후보>도 코미디 장르 주인공을 여성 캐릭터로 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이경미 2000년대 초반까지는 한국영화에도 재밌는 여성 캐릭터가 많았는데 2000년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천편일률적 양상을 보인다. 갈수록 여자 캐릭터가 보수적으로 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현정 2005년 이후부터 한국영화계에 천만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 더불어 상업영화의 규모가 커진 시기라 남자 캐릭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장유정 30억~70억원 규모의 영화, 중저예산 규모의 영화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는 기사를 봤다. 해당 규모의 영화에서 상대적으로 다양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시도해볼 법하지 않나. 얘기한 것처럼 천만 영화가 많아지면서 대중한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들을 만들게 된 게 아닐까.

이경미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지만 <비밀은 없다>를 만들 때만 해도 한국 시장에서 여성 캐릭터를 바라보는 시선이 무척 경직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장유정 어떤 면에서 그랬나.

이경미 여성 캐릭터가 자기주장을 펼치거나 목소리를 크게 낼 때 불편해한다는 것을 감지했다. 가령 연홍(손예진)이 자기 자식을 죽였을지 모르는 선생을 만나러 갈 때 빨간색 립스틱을 칠한다. 그런데 이 립스틱 색을 톤다운했으면 좋겠다거나 장례식장의 옷도 색을 뺐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이 큰 분기점이 됐다. <비밀은 없다>가 개봉한 직후였는데 사회 분위기가 뒤바뀌면서 완전히 다른 소비층이 나왔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후로 이 흐름이 여성과 콘텐츠를 어떻게 바꿔나가는지를 지켜봤다. 내 영화 개봉과 시점이 맞물렸을 때라 무척 인상적인 경험으로 남아 있다. 사회가 이렇게 바뀔 줄 알았으면 <비밀은 없다>를 만들 때 마음고생을 덜했을 거다. 그전엔 이민 가야 되나 고민했을 정도니까.

아는 맛이 무섭다

-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부흥한 OTT 플랫폼이 영화계의 수많은 부분을 바꿔놨다. 장르물의 경우 어떤 영향을 받았다고 보나. 당시 장유정 감독은 영화를, 이경미 감독은 시리즈물을 작업 중이었는데.

장유정 <정직한 후보1, 2> 모두 팬데믹 시기에 개봉해 직격타를 맞았다.

이경미 확실히 또 하나의 변화의 분기점이라고 느낀다. 그때 <보건교사 안은영>후반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장유정 그래도 <보건교사 안은영>은 집에서 관람 가능한 콘텐츠지 않았나. 우린 비상이라 내심 부러워했다.

이경미 그렇긴 한데… <보건교사 안은영>은 콘텐츠 안에 머물지 않고 확장시키겠다는 야심이 큰 작품이었다. 그래서 인물들도 캐리커처로 그리기 쉽게 만들고 의상도 특징이 명확하게 설정했다. 노래도 따라부르기 쉽게 반복되는 멜로디와 쉬운 가사로 구성했다. 공개 시기에 맞춰 핼로윈데이 때 사람들이 안은영의 옷과 칼 등의 소품을 코스튬으로 활용하길 바랐는데 전부 집 안에 갇혀서 결국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장유정 <정직한 후보>는 153만 관객수 중 100만명을 첫주에 채웠다. 그 뒤로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50만명이 겨우 채워진 거다. 그럼에도 <정직한 후보2>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었던 게 해당 연도에 넷플릭스 전체 시청 순위 2위를 기록한 덕이었다.

이현정 OTT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이 훨씬 자극적이고 잔인한, 여러모로 다양한 장르물을 많이 접하게 됐다. 그러면서 전보다 극장에서 사람들이 덜 찾는 장르가 스릴러 장르, 범죄물이 됐고 문턱이 낮아진 게 오컬트, 공포, 좀비물이다. 자꾸 보니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그 덕에 <파묘>도 천만 관객을 넘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약 200만~300만명으로 관습적으로 예측되는 장르물의 관객수 기준이 있었는데 이제는 무의미하다.

장유정 장르영화의 미덕은 결국 아는 맛이 무섭다는 것이다. 장르물은 보는 사람만 본다는 편견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우리가 만드는 장르영화도 결국 장르의 특색과 관습을 차용한 것이지 않나. 물론 그 안에서 자기만의 새로운 시각을 표현하지 않으면 외면당하기 딱 좋다.

- 한국영화계의 위기가 거론된 지는 오래됐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장르영화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근래 본 장르영화 중 새로운 시각이나 경향이 감지된 작품을 이야기한다면.

이경미 <백룸>이 정말 충격적이었다. 신인종이 등장했음을 체감했다. 19살의 유튜버가 자기 콘텐츠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나를 한동안 괴롭혔다. (웃음) 이렇게 예산을 적게 들이고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게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인가 싶었다.

이현정 <살목지>도 95년생 젊은 감독의 작품이다. 어떤 관객들은 클리셰 덩어리고 점프 스케어도 너무 많다며 재미없게 보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360도 카메라, 고스트 박스와 같은 요소를 활용해 느낄 수 있는 감각에 집중했더니 반응이 오더라. 그런 의미에서 장르영화가 주는 카타르시스는 확실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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