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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대극의 부활, 기록적인 흥행 - <사무라이 타임슬리퍼> 야스다 준이치 감독
이우빈 사진 백종헌 2026-07-02

에도시대에서 현대의 시대극 촬영소로 갑자기 타임슬립한 하급 사무라이 코사카(야마구치 마키야)는 현대에 적응하며 분투를 이어간다. TV드라마 속 사무라이 역의 엑스트라로 시작하여 영화의 주연배우로 거듭나게 된다.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의 흥미로운 설정과 군더더기 없는 전개, 웃음과 울음의 적절한 배율은 엄청난 성과로 이어졌다. 제작비 2600만엔(약 2억5천만원)으로 10억엔 이상의 매출액을 거두고, 제48회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7개 부문을 석권했다. 인디펜던트영화의 기록적인 성공으로 남았다. 6월24일 한국 개봉을 맞아 내한한 야스다 준이치 감독을 만나 그 비결을 물었다. 혈혈단신으로 제작부터 각본, 연출, 촬영, 미술, 음악, 편집, 시각효과까지 도맡으며 최고의 효율을 뽐낸 야스다 준이치 감독의 본업은 농사이기도 하다.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의 성공은 농부의 근성과 지략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 보통 에도막부의 사무라이를 소재로 택한다면 신센구미(에도시대 말기에 창설되어 막부를 위해 싸운 준군사조직으로,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인기를 끌어왔다.-편집자)의 고위 사무라이가 주역이기 마련인데, 코사카는 아이즈번의 하급 무사다.

결말에서부터 역설적으로 도달한 설정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진검을 사용하는 승부를 꼭 넣으려 했다. <츠바키 산주로> 같은 사무라이의 전통 승부를 오마주하는 동시에, 찬바라 장르(일본의 사무라이나 닌자가 등장하여 검 등의 날붙이를 맞대며 싸우는 장르.-편집자)의 재미를 가미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현대의 배우보단 실제 에도시대의 사무라이 2명이 싸우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 언더도그 서사의 강조는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이전에 자주영화(일본에서 인디펜던트영화를 일컫는 용어. 한국의 독립영화와 유사한 뜻.-편집자) 흥행 신화를 썼던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와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관련해서 할 말이 많다. (웃음)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이전에 두편의 자주영화를 만들어봤다. 두 번째 작품은 3년 동안 장기상영하여 1만2천 관객이 들었고 손익분기점을 돌파했을 정도로 꽤 성공했다. 그런데 2018년에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가 300만엔으로 30억엔의 수익을 거뒀다. 그 상황을 눈으로 목격하며 자주영화로도 이런 일을 이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내 전작들에 결정적 재미가 부족했다는 점을 반성했고, 재도전하게 됐다. 당시 일본에서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흥행이 영화사 100년에 한번 있을 기적이라고 평했는데, ‘한번 일어난 기적이 두번 일어나지 않겠나?’란 마음이 들었다. (웃음)

- 다만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와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의 톤 앤드 매너는 꽤 다르다. 전자가 굉장히 빠르고 정신없는 코미디라면, 후자는 정공법에 가까운 드라마다.

작품 내적인 접근법은 달라야 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가 극중극이라는 특수한 구조를 적극적으로 썼다면, <사무라이 타임슬리퍼>는 균형을 택했다. (야스다 준이치 감독은 위 그림1을 이면지에 직접 그리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각본에 최대한 공력을 들였고, <사무라이 타임슬리퍼>는 촬영이나 캐릭터 등 다양한 요소에 노력을 분배했다.

- 그런데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의 제작, 감독, 각본, 촬영, 편집, 음악 등은 야스다 준이치 감독님이 모두 맡지 않았나. 흥행 공식은 결국 감독의 역량으로 귀결된다는 이야기로도 들리는데.

하하하! 자주영화를 처음 만들었을 때도 상업영화를 벤치마킹하는 편이었다. 영상 퀄리티 등에 처음부터 높은 기준을 두고 배우다 보니 예산은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 방법을 체득한 것 같다.

- 최근 일본 상업영화 중에서는 시대극 <국보>가, 한국영화계에서는 <왕과 사는 남자>가 기록적 흥행에 성공했다. 현재 관객들에게 적절히 소구하기 위한 시대극의 요건은 무엇일까.

아무리 유명한 역사적 인물이라 해도 그 신화를 벗겨내고 한명의 인간으로 다뤄야 한다. 그다음에 그에게 기존에 부여됐던 여러 요소, 코사카로 치면 사무라이의 청렴함 같은 것들을 하나씩 넘치지 않게 가미하는 것이다. 예전의 TV사극을 보면 찬바라물도 많았지만, 상인 같은 서민층이 자기 이익만을 좇지 않고 서로 돕는 따스한 이야기가 많았다. 지금의 관객들도 그런 세계관을 그리워한다고 느낀다. 일본에서 사라지고 있는 사회의 따스함이나 사람과의 인연 등을 다룬 것도 인기의 요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의 인기를 어느 정도로 실감하나. 스핀오프 드라마도 곧 방영하는 것으로 안다.

극장에서 250번 이상 본 관객도 계셨다. 그만 보시라고 말씀드려도, 작중 캐릭터들과 함께 호흡하는 기분이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 캐릭터의 팬이 엄청나게 많이 생겼다. 그중에 처음 코사카가 만나는 극중극의 주연배우인 ‘세상을 바로잡는 사무라이, 걱정 없는 방랑객!’ 니시키 교라토(다무라 쓰토무)의 팬들이 많았다. 무대인사 때마다 “교사마!”를 외치며 환호하더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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