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에게 매년 6월은 온라인에서 연달아 라이브 스트리밍을 보는 달이다. 콘솔 3사를 위시해 게임 업계의 신작 쇼케이스가 줄을 잇기 때문이다. 소니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로 시작해 엑스박스의 게임즈 쇼케이스를 거쳐 닌텐도 다이렉트로 마무리되는 일정에 특히 ‘서머 게임 페스트’(Summer Game Fest, SGF)가 중심 행사로 자리 잡았다. 연말의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 TGA)와 함께 호스트 제프 케일리가 진행하는 SGF는 대극장에 청중을 모아놓고 게임 예고편을 연이어 공개하는 생중계 쇼인데, 영화 애호가들에겐 좀 특이한 풍경이다. 과거 20여년간은 오프라인 게임 박람회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가 신작을 업계와 대중에게 소개하는 대표 무대였다. 그러나 참가 부담과 비용 대비 홍보 효과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주요 게임사들이 잇따라 불참했고, 온라인 플랫폼의 대중화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의 결정타를 맞아 행사 취소가 이어지다 공식 폐지됐다. 이후 게임 산업은 유통과 홍보가 모두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공개된 신작 몇편만 언급해보자. 소니는 <갓 오브 워 라우페이>를 발표, 신들의 사후 세계로 세계관을 확장한다. 북유럽 신화를 다룬 전작에서 애틋한 애도의 대상이었던 망자가 직접 주인공으로 나선 신작은 좀 당혹스럽다. 하지만 이집트 신화를 필두로 온 세상 신화를 대통합할 기세를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는가. 엑스박스는 <기어즈 오브 워: E-Day>를 통해 인류와 로커스트의 전쟁이 시작된 ‘이머전스 데이’ 한복판으로 플레이어를 데려간다. 후속편의 새 주인공들이 시리즈 세대교체에 실패했음을 볼 때, 젊은 마커스와 도미닉이 나오는 프리퀄로의 회귀는 현 엑스박스 사업의 초심 찾기와 겹쳐 보이는 인상을 준다. 닌텐도는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리메이크를 확정했다. 1998년의 원작은 역사상 최고의 게임으로 평가받는데, 우려되는 건 노쇠한 팬 입장에서 리메이크 게임이 쌓여간다는 사실. SGF에서 공개된 <바이오하자 드 RE: 베로니카>도 16년 전 게임이 원작으로 업계의 리메이크 트렌드를 계속 이어간다. 개인적인 위시리스트의 최상단은 <버추어 파이터 크로스로드>. 탄탄한 내러티브로 시리즈의 신구를 교차하려는 야심의 신작이 초대 ‘버파’처럼 대전 액션 장르의 진정한 진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