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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덜어내고 솎아내니 흘러가는 음악만이 남았다, <류이치 사카모토: 다이어리>
조현나 2026-04-01

2020년 12월, 암 선고를 받은 류이치 사카모토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주저앉아 과거를 후회하는 대신 그는 지난 삶을 정리하고 평생에 걸쳐 구축해온 음악 세계에 더 깊이 파고들며 여생을 보내기로 결정한다. 이전의 류이치 사카모토 다큐멘터리들이 주로 그의 음악, 공연 실황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작품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3년6개월의 시간 동안 기록된 사적 일과까지 내밀하게 다룬다. 최초 공개된 일기, 미공개 영상 속에서 류이치 사카모토는 틈틈이 취미를 즐기고 가족과의 일상을 영위한다. 병세가 악화되는 와중에도 그는 쉽게 피아노 곁을 떠나지 않는다. 빗소리, 구름 등 자연을 닮은 선율을 꿈꿔온 음악관을 설명하는가 하면 동일본대지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자연·인적 재해 앞에서도 자신의 음악으로 힘을 보탠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일기를 낭독하는 다나카 민의 내레이션은 생전 고인의 육성과 맞물린다. 영화에선 류이치 사카모토의 손 클로즈업신이 몇 차례 반복된다. 타계 1시간 전까지 건반 위를 오가듯 움직이는 손짓에선 음악으로 가득했던 류이치 사카모토의 생과 그런 그의 마지막 연주를 포착하려는 애틋함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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