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자 영화인과 평론가, <씨네21>기자가 뽑은 해외영화(1995~2024) 베스트 1위에 선정된 작품. 영화의 원제는 한자 ‘一’을 두번 반복한 <一 一>이다. 이는 같은 시공간을 살아가면서도 결코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 인물들의 상태를 함축하고 타인은 물론 자신조차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의 불완전함을 의미한다.
타이베이에 사는 중산층 가족의 일상을 담담히 따라가는 이 영화는 세상을 이해하려는 소녀 정정(켈리 리)과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계를 관찰하는 8살 양양(조너선 창)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삶의 사각지대를 들여다본다. 결혼식과 장례식, 재회와 이별, 탄생과 죽음 같은 삶의 사건들을 폭넓게 다루면서도 사건 자체가 주는 극적 효과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물의 태도에 집중한다. 먼 거리의 우주를 촬영하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일상을 기록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한 사람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한장의 사진에 담을 수는 없다. 영화가 개봉한 지 25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며 인간이 자신의 뒷모습을 직접 볼 수 없는 한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현재형이다. 오는 12월31일, 이 작품을 영화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현재 OTT를 포함한 디지털플랫폼에서 정식으로 접하기 어려운 작품이므로 사실상 영화관 상영이 유일한 감상 경로다. 왜 시간에 풍화되지 않는 영화인지, 그 이유를 확인할 좋은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