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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잔혹하고 현실적인 동화, <햄스터 이야기> 윤세희 시민창작자
이우빈 2025-11-28

사진제공 윤세희

<햄스터 이야기>의 시작은 윤세희 연출자의 자전적인 경험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성행하던 시절, 그는 이제 갓 대학교에 입학한 학생이었다. 친구와 함께 동네를 산책하던 중 놀이터에 케이지 채로 버려진 햄스터를 발견했다. 길고양이들은 매섭게 그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그의 친구는 햄스터를 데려가 집에서 보호하기 시작했고, 이 사건을 겪은 윤세희 연출자는 영화의 아이디어를 마주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동네엔 햄스터뿐 아니라 놀이터에 혼자 노는 아이, 주택 대문 앞에 혼자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이처럼 사회의 취약계층이 겪고 있는 단절의 어려움을 잔혹동화처럼 엮어내는 이야기를 떠올린 것”이다. 그렇게 <햄스터 이야기>는 기댈 만한 사회적, 가정적 울타리가 없는 한 아이의 상황을 극대화하는 서사로 꾸려졌다. 10분47초의 상영시간 속에서 햄스터 외에 아이를 돌보는 주위의 손길이나 어른의 도움은 부재하다. “제작 당시엔 조금 화가 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현실에서 직간접적으로 접하는 작금의 세태와 취약계층의 방치 문제를 명확하게 묘사”하고 싶었다는 연출자의 의도였다.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질 법한 결말은 “햄스터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아이에겐 해피 엔딩일 수도 있겠단 생각”으로 결정됐다.

윤세희 연출자는 실사 영화 연출을 전공했지만, “잔혹동화 같은 이 현실에 많은 관객이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애니메이션 작법을 택했다. “스케치북에 수채화와 연필로 배경을 그리고, 동료와 선배들이 편집과 음향을 도와줘 마침내 완성할 수 있었다.” 동시에 <햄스터 이야기>는 실사 촬영본을 애니메이션에 혼합하며 독특한 이미지의 조합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는 연출자가 실제로 체험하는 사회 분위기와 풍경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아내려는 목적이었다. “애니메이션의 배경지인 집 근처 초등학교와 근처 골목을 촬영하여 애니메이션 사이에 삽입”한 것이다. 윤세희 연출자는 “앞으로도 사회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룬 작품들을 만들고 싶다. 지금도 디스토피아적 배경에서 환경문제를 다루는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는 중”이라며 “문제없는영화제를 통해 그간 우리가 외면했거나 익숙하게 느끼는 사회문제를 함께 바라보고 고민하길 바란다”라는 말을 남겼다.

<햄스터 이야기>

단편 부문 | 윤세희 | 10분47초 | 드라마 | 전체관람가

초등학교 수업이 끝난 시간, 부모님과 함께 하교하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홀로 집으로 가는 한 아이가 있다. 귀갓길의 아이는 길가에 케이지 채로 남겨진 햄스터를 만나게 된다. 묘한 동질감을 느낀 아이는 햄스터를 데리고 집에 돌아가 함께 놀며 한때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행복도 잠시, 아이를 홀로 기르던 할머니의 상태가 나빠지고 아이는 완전히 혼자 남을 위기에 처한다. 이에 햄스터는 아이를 위해 어떤 결심에 이르고, 마치 손톱 먹은 쥐의 동화처럼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햄스터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의 형태를 띠고 있다. 다만 일부 장면에는 실사 촬영 장면을 덧대어 작품의 현실성을 키웠다. 이 현실성은 아주 슬픈 동화의 골자를 띤 후반부의 비극과 절묘하게 겹치며 깊은 애상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