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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임즈’라는 감초, 배우 장혁진, 배유람
이우빈 사진 최성열 2025-11-18

<모범택시> 시리즈에서 ‘주임즈’의 존재감을 절대 빼놓을 순 없다. 주임즈란 무지개 운수 정비실의 엔지니어인 최경구 주임(장혁진)과 박진언 주임(배유람)을 묶어 말하는 애칭이다. 김도기 기사(이제훈)가 피투성이 액션으로 범죄자들을 처단하기 전, 사건 해결의 시작엔 항상 주임즈의 활약이 있다. 두 사람은 모범택시의 갖가지 기능을 개발하고 장착하며, 온갖 변장으로 사건 현장에 사전 침투해 사건의 실마리를 얻기도 한다. 이처럼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주임즈는 극의 웃음기를 책임진다. 늘 어딘가 어설프고 허술한 둘의 개그가 <모범택시>시리즈를 매끄럽게 기름칠하는 것이다. 자칫하면 너무 무거워질 수도 있을 범죄 이야기의 연속에서 <모범택시>가 대중 드라마의 균형감을 잃지 않는 비결이다. 어느새 5년 동안 주임즈로 합을 맞추고 있는 장혁진, 배유람 배우의 실제 모습마저 정말 주임즈 같았다.

장혁진, 배유람(왼쪽부터).

- <모범택시3>의 방영을 앞둔 소감은.

장혁진 잊을 만하면, 다른 일을 막 신나게 하고 있다 보면 어느샌가 <모범택시>가 “이리 와, 이리 와” 하고 우리를 부른다. 중간중간 멈추지 말고 그냥 몇 시즌을 연달아 찍고 싶다. (웃음)

배유람 형님 말대로 맘 같아선 시즌 3~4개 분량을 한꺼번에 계약해버리고 싶다. (웃음) 물론 현실적인 여건 속에서 이만큼 사랑받고, 작품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 너무나도 감사하다. <모범택시>를 촬영하며 팔도를 누비며 다닌 덕에 전국 맛집을 다 꿰뚫을 수 있던 점도 감사하다.

- 시즌3의 핵심적인 키워드를 꼽아준다면.

배유람 우선은 ‘색깔’이다. 에피소드마다 지정된 키 컬러가 있다. 감독님이 매 에피소드 촬영 전에 이번 키 컬러는 무엇인지 설명해주셨고, 배우들도 자연스레 그 색채를 상상하며 연기할 수 있었다. 살짝 공개하자면 첫 에피소드의 키 컬러는 빨간색, 두 번째 에피소드는 보라색이었다.

장혁진 난 왜 그런 얘기를 못 들었지? 나 몰래 감독님이랑 통화하니? 네가 기억력이 좋은 건가?

배유람 저번에 그 가게 신에서 감독님이 노트북 가지고 오셔서 다 설명해주셨잖아요. (웃음) 아무튼 또 생각하자면 ‘밀도’? 이전 시즌들보다 사건의 해결 방식이 더 밀도 있고 날카로우며 치밀하다.

장혁진 ‘액션’! 시즌1, 2를 합친 것보다 이번 시즌 액션의 규모가 더 클 거다. 우리야 액션 연기를 하진 않으니까 제훈 배우가 훨씬 더 고생했지만. (웃음) 사실상 제훈 배우가 우리를 먹여살리면서 멱살 잡고 끌고 간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 주임즈도 범죄 현장에서 전투에 합세하고, 검을 드는 액션도 보여주지 않나.

장혁진 에이, 그건 액션이라기보단 그냥 ‘행동’ 정도로 설명하는 게 맞지 않을까. 아니다. 행동도 조금 크고, 그냥 ‘움직임’ 정도…? (웃음)

- 대신 주임즈는 변장과 침투의 귀재다. 시즌3까지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변장의 순간이 있다면.

장혁진 아무래도 시즌1의 첫 번째 변신이었던 치킨집 배달원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다. 그런 종류의 연기를 지금껏 해본 적이 없어서 정말 말도 안되는 말을 뱉고 난리였는데 다행히 감독님이 잘 받아주셔서 나도 결과물을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시즌3에선 불법 도박판에 침투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배유람 시즌1에서 보이스피싱 업체에 20살인 척하고 들어갔던 일, 시즌2 때는 사이비종교 집단에 침투했던 일이 인상적이었다. 시즌3에서도 박 주임의 서글픈 변장과 침투는 이어진다. 이번엔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가기 싫어하는 어떤 곳에 들어가게 된다.

- 시즌3까지 이어오며 캐릭터의 변화를 고민한 적이 있는지.

배유람 시즌2 때는 조금 고민했지만, 이번엔 캐릭터 변화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만약 변장으로 다른 캐릭터가 될지라도, 진지한 이야기에 녹아들지라도 주임즈는 주임즈다. 그 안에 결국 최 주임과 박 주임의 코미디가 섞일 수밖에 없고, 이게 바로 시청자들이 가장 재밌게 보시는 부분이라고 느낀다. 조금 어설픈 모습으로 극을 풀어주는 주임즈의 감초 역할에 충실하게 임했다.

장혁진 반면에 시즌1, 2, 3에 걸쳐 최 주임 캐릭터는 계속 크게 바뀌었다. 가발이 변했다…. 다 비슷해 보이는 뽀글헤어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더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캐릭터 변화가 있었지 않나 싶다. (웃음)

- 주임즈의 스핀오프를 바라는 팬들도 많더라.

장혁진 에이, 우리는 양념을 치는 존재지 요리가 될 수는 없다. MSG만 따로 먹으면 맛이 없지 않나.

배유람 왜? 그래도 한번 찍어볼 순 있지 않을까?

장혁진 아냐. 우리가 뭐 멋짐이 있어, 잘생김이 있어? 우리 둘이 나와서 어떻게 뭐를 끌고 가겠니. 안돼!

배유람 알겠어. (웃음) 아무래도 욕심과 희망이 가장 무서운 거니까, 우선은 살짝 가능성만 열어두는 경계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스핀오프 이야기도 물론 감사드리지만, <모범택시>시리즈에 주임즈가 빠지면 절대 안된다는 댓글을 볼 때마다 정말 큰 힘을 받는다.

- <모범택시>의 여러 에피소드 중 가장 마음이 가거나 분노했던 사건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배유람 아마 모두가 비슷하게 느끼실 것 같다. 취약계층에 대한 범죄를 마주할 때 특히 더 분노가 인다. 예를 들면 시즌2에서 불법 청약을 위해 입양을 악용하는 이야기(5~6화)가 나온다. 이 에피소드의 아이들을 보며 나도 많이 울었다.

장혁진 돌이켜보면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나오는 모든 에피소드가 사회의 취약계층을 노린 범죄들이다. 그런 범죄에 대한 응징을 보여주니 시청자들이 <모범택시>를 더욱더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 시즌3에도 정말 화나는 범죄들이 등장한다. 스포일러라 말하기가 힘들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더 거대하고 거대하고… 정말 거대한 범죄가 등장한다. 시즌1, 2에 비해 로케이션 촬영 분량도 70~80% 늘어난 것 같고, 장면마다 스케일도 크다. 이번에는 제작비를 좀더 쓴 것 같다. (웃음)

배유람 한국에서 세트를 지어도 될 것 같은 장면들도 해외 로케이션 촬영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찍으면서도 놀랐다.

장혁진 야, 그런 말을 왜 해. 그러면 이제 우리 해외 안 보내준다. 아무튼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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