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피플 > 커버스타
[인터뷰] 묵직하게, 통쾌하게! 배우 김의성, 표예진

<모범택시> 시리즈의 서사는 큰 틀에서는 주인공이 사적제재를 대행하는, 공중파에서 소화하기 다소 무거운 주제를 건드리는 드라마다. 하지만 무지개 운수 택시 기사 김도기(이제훈)와 뜻을 같이하는 멤버들과의 팀플레이는 드라마의 톤 앤드 매너를 한층 경쾌하게 만들어주고 나아가 통쾌한 사이다 결말의 카타르시스까지 선사한다. 시즌3에서는 일본의 범죄 조직과 연계된 에피소드까지 등장해 사건의 스케일을 키우는 한편, 김의성, 표예진 두 배우가 연기하는 장성철과 안고은의 새로운 면모까지 부각한다. 동료간의 믿음과 팬들과의 신뢰를 가슴에 새기고 연기한 두 배우에게 <모범택시3>를 기대해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김의성, 표예진(왼쪽부터).

- 2021년 시즌1 방영 이후 줄곧 무지개 운수의 멤버로 출연 중이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두 사람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봐왔지만 장성철과 안고은만큼 잘 어울리는 캐릭터가 몇 없다고 느낄 정도다. 시즌3로 돌아온 소감이 궁금하다.

김의성 감사하다. 이런 동료들과 5년 이상 호흡을 맞추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시리즈의 성공과 꾸준한 지지가 이어졌고 제작진 역시 첫 번째 시즌 때 스태프들이 다시 뭉쳐 촬영하다 보니 근본으로 돌아간 느낌까지 받았다.

표예진 첫 시즌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갈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매 시즌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 감사하면서도 신기하고, 무지개 운수 멤버들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 이렇게 시즌이 이어지며 인기를 얻을지 알았나.

김의성 사실 시즌제로 이어질 거라는 예상을 어느 정도는 했다. 그래서 작가와 감독에게 이야기를 완결 지으려 하지 말고 에피소드 중심으로 계속 끌고 가는 게 어떠냐는 제안도 했다. 시즌1 때는 이야기의 완결성을 맺으려 하면서 심지어 박 주임(배유람)도 죽는 설정이 있었는데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멤버들을 다 살려달라고 의견도 냈다.

- 오상호 작가와 평소 이야기를 많이 하나.

김의성 대본을 완성하면 꼭 전화해서 내게 물어본다. “이거 어때요?”라고. 근데 차마 안 좋다고 말할 순 없잖아. 아무래도 내가 제일 연장자니까 내가 좋다고 하면 작가 입장에서는 좀 안심이 되나보다. 근데 너무 웃긴 게 그렇게 물어보고 나서 내가 좋다고 그러면 바로 “예, 끊어요”라며 끊어버려. 날 이용해먹는 것 같아.

- 장 대표의 대사 중에 명언이 많다. 첫 시즌 16화에서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아갈 때 복수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게 대표적이다. 복수 대행극이 주는 장르적 재미 이면에 담긴 메시지다.

김의성 예전엔 장 대표에게 명대사를 많이 써줬는데 요샌 잘 안 써주시더라고. (웃음)

- 무지개 운수 멤버들의 사연은 이전 시즌에서 드러났고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멤버들 역시 상처를 딛고 성장한다. 그 말은 시즌3에서 인물 개개인의 사연에 큰 무게를 둘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도 된다. 새 시즌에서는 캐릭터들이 주로 어떤 일을 겪으면서 변화할지 궁금하다.

표예진 처음에 고은이는 살기 위해 무지개 운수에 들어왔다. 시즌1에서는 그런 과정을 극복해냈고, 시즌2에 이르면 경찰이 되어 자리를 잡는 느낌이었다. 시즌3에 이르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완전히 알게 되고 목표를 갖고 든든한 존재가 되려 한다.

- 이번 시즌에서 고은은 오토바이를 몰고 등장한다.

표예진 나를 필요로 할 때 직접 나설 수도 있는 강인함이 좀더 생긴 것 같다.

김의성 다들 열심히 밖에서 뛰어주니까 장 대표는 점점 편해진다. (웃음) 장성철의 경우 무지개 운수 모범택시의 근본을 찾는 에피소드가 있다. 장성철이 왜 모범택시를 만들고 싶어 했는지, 모범택시의 첫 의뢰인 에피소드와 현재의 이야기가 결합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첫 시즌은 멤버 개개인의 사연도 풀어주다 보니 미니시리즈로서의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좀 어두운 드라마였다. 시즌2는 그와 대조적으로 코믹한 에피소드 중심의 캐릭터 플레이가 두드러졌다. 아마도 시즌3는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더 묵직한 사연이 있고 이전 시즌과는 또 다르다.

- 후쿠오카 배경의 첫 에피소드 1, 2화에서 장 대표의 놀라운 연기 변신을 볼 수 있다. 야쿠자 연기가 너무 잘 어울려 깜짝 놀랐다.

김의성 일본어를 열심히 연습했다. 이런 연기는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정말 빈틈없이 준비했다. 딱 그 장면 대본을 보고 이번 시즌은 1, 2화에 올인해야겠다고 생각했지.

표예진 아니다. 뒤에 또 어마어마하게 활약이 많으시다. (웃음)

- 한편 고은과 도기의 관계 변화를 주목하는 시청자도 많다.

표예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도기와 고은은 남녀 관계의 애정으로 얽힌 게 아니라 서로의 아픔을 가장 가까이서 이해하는 관계다. 언니를 대신하는 소중한 관계이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된다.

김의성 옆에서 그런 관계를 지켜보는 장 대표 입장에서는 이들이 너무 귀엽다.

- 이번 시즌에선 로케이션 촬영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표예진 이전 시즌의 베트남 촬영 때만 해도 코로나19로 격리 수칙을 지키면서 촬영해야 했던 상황이라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촬영도 많이 못했다. 그래서 다시 보면 연결이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어쩔 수 없었다.

김의성 이번 일본 촬영은 거의 3주 정도 진행됐는데 김도기 분량이 제일 많고 우리는 쉬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비자 문제 때문에 한국에 돌아갔다 다시 일본에 올 수는 없어서 리조트에 갇혀서 휴양하듯이 찍었다. 로케이션도 굉장히 어려운 점이 많았고 특히 일본은 허가 문제가 까다로워서 사람들이 많은 시내 장면도 넣고 싶었는데 어려웠다고 들었다.

- 시즌3를 기대하고 있을 시청자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표예진 촬영 막바지인데 새삼 굉장히 감사함을 많이 느끼는 시점이다. 이런 일이 또다시 올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루하루를 굉장히 소중하게, 감사하면서 보내고 있고 이 이야기를 사람들이 기다려준다는 것만으로도 응원이 되고, 좋아해주시면 좋겠다라는 마음이다. 그만큼 힘이 되는 작품이면 좋겠다.

김의성 세 시즌을 거치면서 팬들에게 받았던 반응은 다른 어떤 드라마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배우와 캐릭터를 동일시하며 응원하는 반응이 놀라웠고 그게 이 드라마의 힘이라는 걸 느꼈다. 법과 정의는 멀게 느껴진다. 얼마나 답답하면 대신 복수해주고 정의를 실현시켜주는 그런 존재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그런 걸 봤을 때 응원할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들을 실망시키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일했다. 여러분에게 위로가 되고 뭔가 통쾌함을 대신 드릴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한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 시즌3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거다. 대본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이렇게 썼다고?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