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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선형 회로에 갇힌 남성성을 비관하다, <후계자>
남선우 2025-11-12

패션 디자이너 엘리아스(마크 앙드레 그롱당)는 쇼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비보를 접한다. 오랜 기간 연을 끊고 지내온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다. 찝찝함을 안고 홀로 고인이 떠난 집을 수습하던 엘리아스는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아버지의 흔적을 마주한다. 데뷔작 <아직 끝나지 않았다>에서 아동을 상대로 한 가정폭력을 다룬 자비에 르그랑 감독은 두 번째 장편 <후계자>로 다시 한번 가족 내부로 들어간다. 가부장제의 그늘이 드리운 사회에서 “남성은 어떻게 같은 남성에게조차 최악의 상대가 되었나”를 논하고 싶었다는 감독은 오이디푸스, 이카루스, 햄릿과 같은 인물을 떠올리며 이 비극의 회로를 꾸렸다고 한다. 반복되는 나선형 이미지와 그 속을 비집고 들어가는 열쇠들도 일종의 대물림을 시각화한다.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고부터의 전개가 개운치 않은 감도 있지만, 고전적이면서 직관적인 매력을 갖춘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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