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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영화가, 사랑을 담아, 해외영화 베스트 9위부터의 영화들
정재현 2025-11-11

<이터널 선샤인>

9위는 미셸 공드리가 연출하고 찰리 코프먼이 각본을 쓴 <이터널 선샤인>이다. 만인의 인생 영화를 구태여 지금 다시 소환해야 하는 까닭은 지난해 개봉 20주년을 맞아 스콧 토비어스가 <가디언>에 쓴 평론의 일부로 대체한다. “이 작품이 지금도 21세기 최고의 러브 스토리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는, 로맨스의 필수 요소가 실패에 있다는 독특한 주장을 펼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사랑의 본질에 해당하는 어수선을,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혼란을 찬양한다.” 셀린 시아마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10위에 올랐다. 이 영화는 한국 아트하우스 시장에서 셀린 시아마 열풍을 불러온 작품이자, 피메일 게이즈(여성적 응시)의 예술적 당위를 증명해낸 사례로서 “동시대 (여성)영화사의 최전선에 당당히 위치할 수 있는 영화”(남선우)임에 틀림없다. 작품이 표방하는 여성주의적 의제만큼 이 영화가 묘사하는 멜로의 정수를 극찬하는 평가도 뒤이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해외영화 상위 리스트에서 유일하게 언급된 여성감독이기도 하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10위권 바깥에서 다수의 영화인, 기자, 평론가가 언급한 영화는 거스 밴 샌트의 <엘리펀트>다. 21세기 미국 독립영화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할 이 작품은 콜럼바인 총기 참사를 극도로 절제된 스펙터클 안에서 재편한다. 시점을 교차하는 실험을 통해 사건의 복잡성을 직조하고, 관조적 프레임으로 사건의 판단을 유보하는 작법은 재현의 윤리를 미학의 측면으로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벨라 타르빅토르 에리세가 21세기에 당도해 시네마의 현존을 자문한 두 영화, <토리노의 말>과 <클로즈 유어 아이즈>가 기자, 평론가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미국 사회의 현재적 병폐를 다양한 시대를 오가며 그린 폴 토머스 앤더슨은 그의 수많은 영화 중 유일하게 영국을 배경으로 한 <팬텀 스레드>를 20위권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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