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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료와 균형이 어우러진 한상차림처럼, <라리랑>
이유채 2025-10-29

아내(정애화)와 아들(윤원준), 치매 노모(변중희)와 LA에 정착한 춘배(김종구)는 어느 날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요양원에서 어머니를 오늘 데리러 가겠다고 하지만 설날 준비로 바빠 얼버무리고 만다. 오랜만에 얼굴을 비친 딸 윤희(이주우)와 사위(손문영)는 약속과 달리 한복을 입고 오지 않고, 아들이 느닷없이 멕시코계 여자 친구를 부르면서 춘배의 심기는 더 불편해진다. 그 와중에 어머니가 사라지고 만다. 익숙한 명절 집안을 배경으로 하는 <라리랑>은 보통의 가족이 품고 있는 갈등을 능숙하게 저글링한다. 온 가족이 모인 식탁부터 엄마와 아들이 단둘이 마주한 세탁실까지, 말 한마디가 걷잡을 수 없는 다툼으로 번지는 과정을 위트 있게 연출한 대화 시퀀스들이 인상적이다. 가족은 일심동체여야 한다는 안정적인 결말로 향하지만 배우들의 조화로운 앙상블이 개성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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