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Report > 기획리포트
[포커스] 대중영화가 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230만 흥행의 의미
이우빈 2025-10-24

10월24일부터 메가박스에서 선행 상영하는 <후지모토 타츠키 17-26>의 포스터.

9월24일 개봉한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하 <레제편>)이 230만 관객(10월22일 기준)을 돌파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흥행 순위 6위에 오르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21만명)을 제쳤다. 10월22일 기준 관객수 548만명을 모은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에 이어 올해 극장가의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을 이끌고 있다. <레제편>의 홍보사는 “개봉 전 업계 관계자와 내부의 예측보다 훨씬 더 흥행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한국 개봉 전 일본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흥행을 보여줬기에 국내 극장가의 반응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레제편>은 일본 개봉 일주일 뒤 곧바로 한국에서 개봉했기 때문에 국내 수요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이처럼 동시적인 글로벌 릴리스 전략을 택한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자국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를 확신한 결과로 보인다.

<레제편>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한국의 상업영화와 견주거나 더 높은 성과를 보여줬다. 같은 날 개봉한 <어쩔수가없다>의 누적 관객수보다 아직 50만명이 적긴 하지만 현재(10월22일) 일일 박스오피스에서 <레제편>이 1위를 지키고 있는 반면에 <어쩔수가없다>는 5위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레제편>은 10월3일 개봉해 추석 대목을 노린 <보스>의 관객수를 다소 상회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애니메이션이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데이트 무비의 역할까지 해내는, 명실상부한 대중영화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전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이 극장가를 지배한 적은 있었다. 2022년엔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각각 559만, 490만 관객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레제편>의 흥행 의의는 앞선 작품들과 다소 다르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극장용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고,<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에 대한 추억을 지닌 30~40대 관객이 먼저 움직인 뒤 10~20대가 움직인 사례였다. 반면에 <레제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극장용 오리지널 애니메이션과 달리 앞선 TVA를 선행 학습해야 한다는 진입장벽이 있다. 또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다르게 처음부터 “20대 중심의 젊은 관객들이 먼저 흥행을 주도”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요컨대 <레제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연속 흥행은 이전보다 더 명확하게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내에서의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증거다. 이에 <레제편>은 대입 수능 이후까지 상영을 이어가며 300만 관객을 넘길 수 있도록 더 다양한 홍보·마케팅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10월24일부터 메가박스에선 <체인소 맨>의 원작 만화가인 후지모토 다쓰키의 단편선 <후지모토 타츠키 17-26>이 <레제편>의 흥행 흐름을 타고 선행 상영한다. 겨울에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 <레제편>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극장가에 주는 파급력을 새로운 차원에서 보여주고 있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