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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필름·뮤직·K-브랜드 분야별 대상작
김소미 2025-10-23

세계 최초 AI 융합 국제 영화제로 생성형 AI와 영화가 만나는 장을 도모한 2025 SGAFF의 대상작 네편을 소개한다. 필름·뮤직·K-브랜드 3개 부문에서 총 24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고 그중 4편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필름 콘텐츠 대상작 <시구문> 유형준, 전예린, 홍진욱

심사위원단으로부터 “AI의 장점을 살려 우리가 AI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질문한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대상인 과기부장관상을 수상한 <시구문>은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첨단영화제작교육 과정을 통해 제작한 AI 단편영화다. 병자호란 직후의 조선시대로 돌아간 이 작품은 원칙과 명분에 사로잡힌 사대부 헌택이 정체불명의 역병에 걸린 아들로 인해 선택의 기로에 놓인 순간을 그린다. 유형준, 전예린, 홍진욱 감독은 서울 광희문을 AI로 복원해 한때 광희문이 죽음의 문을 뜻했던 ‘시구문’으로 불렸던 까닭을 재해석했다. 묵시록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독특한 화면의 질감과 더불어 문화유산 위에 묵직한 상상력을 입힌 접근법이 돋보였다. 절망의 문을 거치는 <시구문>의 이야기는 결국 미래의 희망을 찾는 입구로 수렴된다.

뮤직 콘텐츠 대상작 <나는 폭풍> 김승환

3분 분량의 뮤직비디오 <나는 폭풍>은 10대 여자 고등학생의 트라우마를 묵직한 힙합 사운드로 전개해나간다. 폭력으로 점철된 학원물의 전형을 표방하면서 AI 캐릭터의 얼굴 클로즈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방황하는 10대의 얼굴에 서린 내면의 폭풍. <나는 폭풍>이 추구하는 카타르시스는 명확하다. 주저 없는 정직함으로 밀어붙이는 멜로디와 화면은 억눌린 내면이 초능력으로 전환되는 유사 장르의 이미지를 공간의 파열로 치환한다. 파괴되는 교실이 곧 ‘나는 폭풍’이라는 선언을 옮기는 장소가 될 때, <나는 폭풍>이 AI 뮤직비디오로 채택한 전략도 빛을 낸다.

K-브랜드 부문 농심 대상작 <신라면 왕국> BMH

라면의 왕국이 있다면? 디즈니·픽사 뮤지컬 스타일로 1분 광고의 미학을 꾸려낸 <신라면 왕국>은 말 그대로 라면의 모든 것을 왕국의 재료로 바꾼다. 면발 한 가락이 인물들의 유대와 친밀함을 잇는 끈이 되고, 컵라면 속 건면은 커다란 나무가 된다. 라면 한 그릇의 쾌감, 즐거움, 대중성을 유쾌한 판타지적 설정으로 풀어내고, AI 기술을 활용해 극대화한 콘텐츠다.

K-브랜드 부문 기아 대상작 <기아 - 감정으로 움직이다> 김성룡

자율주행 기능에 관한 낭만적 상상력을 담았다. 차가 운전자의 감정을 읽는다면? <감정으로 움직이다>는 일상의 가장 내밀한 순간을 함께할 자기만의 움직이는 방, ‘드림카’의 환상을 채워주는 광고다. 드론숏에 담긴 매끄러운 주행 장면이라는 자동차 광고의 관습 위에 생체리듬을 교류하는 차와 인간의 연결을 가시화했다. 단순하면서도 리드미컬하게 마음을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