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디딜 틈 없이 혼잡한 출근길 지하철. 중년 남자가 우는 아기를 향해 매섭게 고함을 지르지만, 그 누구도 아이와 엄마를 위해 나서지 않는다. 헤어진 여자 친구의 임신 소식에 마음이 뒤숭숭한 또 다른 남자(니노미야 가즈나리). 불필요한 일에 엮이기 싫었던 그는 이어폰을 꽂고 무심히 지하철을 빠져나온다. 난처한 상황에 빠진 이를 외면한 죄책감 때문일까. 남자는 곧 같은 공간이 무한반복되는 미궁 속에서 악몽으로 되살아난 죄의식과 마주한다.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8번 출구>는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공포영화다. ‘백룸’의 압박감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이시키는 기계적인 카메라 워킹도 인상적이지만, 가장 돋보이는 지점은 단순한 규칙 속에서 미묘한 변주를 차곡히 쌓아올린 이야기에 있다. 게임 실사화 영화로는 최초로 칸영화제에 초청되었다.
[리뷰] 착한 사람이 손해보고, 외면이 생존의 기술이 된 시대를 겨냥한다, <8번 출구>
글
김현승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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