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가 시작되면 유달리 외로워지는 이들이 있다. 낯선 한국에 정착한 이방인들에게 설과 추석이란 단어는 그야말로 고역이다. 여는 가게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는 명절이 되자 부산에 사는 세 외국인 친구 마크 포트키터, 하이켄 피켈, 마이크 휠러는 무료함을 달래려 머리를 맞댄다. 그렇게 셋은 즉흥적으로 로드트립을 향하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꿈을 찾아 정착한 외지에서 느낀 소외감과 고뇌에 몇몇은 벌써 한국을 떠날 생각이기 때문이다. <부산포니아>는 2016년에 제작된 다큐 픽션이다. 10년의 시차를 극복하고 개봉한 이 영화는 일종의 빛바랜 홈비디오에 가깝다. 마치 페이스북 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영화 속 부산의 풍경은 감독과 출연진들의 추억처럼 남겨져 있다. 다만 아마추어리즘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투박한 촬영과 음향, 웃을 수 없는 유머들, 난삽하고 무의미한 전개가 개별적인 사연에 대한 공감을 가로막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