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의 공백을 깨고 미쟝센영화제가 멈췄던 시계를 다시 작동시킨다. 오는 10월16일 개최되는 제21회 미쟝센영화제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을 거치며 오랜 기간 수많은 단편영화를 마주해온 김영우 프로그래머가 합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통과하며 단편영화제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한국영화의 위기가 계속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럴수록 신인감독과 단편을 발굴하고 소개할 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체감했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미쟝센영화제가 국내 유일의 장르 단편영화제이자 “기성감독이 신인감독을 직접 이끌며 그들의 영화가 주목받을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는 영화제라는 기존의 방향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고 전한다.
제21회 미쟝센영화제는 2024년 1월1일 이후로 제작된 30분 미만의 단편영화를 공모 기준으로 삼았다. 그 결과 역대 최다인 총 1891편이 출품됐으며 3차에 걸친 예심을 진행한 끝에 65편의 경쟁부문 상영작이 선정되었다. 여기엔 프리미어 상영이 아닌 단편들도 포함된다. “집행부와 출품 자격에 관한 회의를 진행했을 때 오랜만에 열리는 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이라는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진 않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최근 단편영화가 전체적으로 길어지는 추세이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단편영화의 특장점을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상영시간은 30분 미만으로 결정했다. 신중한 심사 과정을 통해 다양한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단편들로 상영작이 꾸려졌다.”
5개 섹션을 통해 상영작을 선보이는 것 외에도 올해 영화제에선 총 두번의 ‘미쟝센 포럼’이 열린다. “창작자들의 영화와 작업 과정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영화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자리가 형성됐으면 좋겠다”는 김영우 프로그래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결과다. 미쟝센 포럼은 창작 과정의 고민과 시도에 초점을 맞춰 대담하는 ‘창작자 토크’와 한국 영화산업 전반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또 다른 도전과 대안을 모색하는 ‘인더스트리 토크’로 구성되어 있다. 창작자 토크에선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의 단편 옴니버스 <극장의 시간들>을 상영한 뒤 관객과의 대화를 이어간다. 한편 인더스트리 토크에서는 감독, 제작자, 투자배급사 임원 등 영화산업의 주요 리더들이 모여 급변하는 한국 영화산업 환경 속 과제, 정책적·산업적 지원 방안까지 폭넓게 모색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창작자 토크, 인더스트리 토크의 투 트랙 형식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덧붙였다.
제21회 미쟝센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감독이 또 다른 신진 창작자를 직접 발굴하고 창작자와 영화산업의 접점을 형성”한다는 영화제의 의미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20년간 지속되어온 미쟝센영화제의 21번째 발걸음을 잘 내디딘 뒤, 시대의 요구에 맞게 영화제가 갖춰야 할 목표와 위치를 함께 고민해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좋은 단편들이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