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산문화사가 발행하는 두개의 잡지 <쥬티>와 <웁스>가 ‘끝내’ 폐간되었다. 그중 한 잡지는 이 지면을 빌려 과도한 기대감을 드러냈을 정도로 성공을 기원했는데 어처구니없게 끝나버렸다. 마지막 기대에 실망한 지금, 전혀 다른 토양에 이식된 일본식 만화시스템과 그 시스템에 안주한 사람들에 대한 기대를 공식적으로 철회한다. 그들은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지 못한다. 청원하고 탄원하기보다는 돌파해야 할 시점인데 청원이나 탄원조차도 찾기 힘들다. 결국 시장 돌파는 만화전문 출판사들이 아니라 새롭게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일반 출판사나 신생 출판사의 몫이 될 것이다. 일반 출판사들이 펼치는 세밀한 기획과 마케팅은 물량을 만들어대기 바쁜 만화 출판사에서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만화 출판사 중 새로운 만화를 출판하며 보도자료를 보낸 경우는 한두번에 불과할 정도다. 반면, <객주>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같은 하드보드 양장의 재판본이나 <비빔툰>, <또디> 같은 신문연재만화, 새로운 학습만화 등은 어떤 사람들이 볼 것인가를 고민하고 책을 만들고 충분한 홍보를 진행한다. 침체된 시장 극복은 대안을 필요로 하고, 그 대안은 새로운 세력에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