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ACFM 현장은 언제나 교류의 열기로 가득하다. 그 한가운데에서 국제영화계의 흐름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포착하는 강성규 부산영상위원회(이하 부산영상위) 운영위원장은 이제 부산이 아시아 국제공동제작의 허브로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확신한다.
- 올해 ACFM에서 준비한 세 가지 세션은 국제공동제작 네트워킹, 아시아 각국 제작자들의 협력 토론, 글로벌 프로덕션 서비스 논의까지 다양한 층위를 아우른다. 어떤 인식에서 출발했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은 축소되고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너무 큰 권력을 잡게 됐다. 이런 거대 스트리밍 플랫폼이 주목하는 게 바로 아시아 시장이다. 유럽은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아시아 국가와의 협업은 여전히 그들에게 블루오션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큰 역할을 해주어서 아세안 국가의 관계 협력과 기회를 내다보았을 때 부산을 능가할 도시는 없다. 국제 협업의 기회와 환경은 이미 갖췄기 때문에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 다층 협력 구조를 통해 장기적으로 얻고자 하는 성과는 무엇인가.
한국영화계는 아직도 상황이 어렵다. 그런데 주변국에서는 한국의 인재가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기를 원하고 있다. 한국 영화인들이 아시아에서 프로젝트의 글로벌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중심에서 부산이 프로덕션의 거점으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 전략이다. 부산 로케이션을 양적, 질적으로 발전시켜 경제적, 문화적 파급효과를 누리는 것까지가 우리의 궁극적 목표다.
- 그렇다면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이 주목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부산이 글로벌 허브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현재보다 업그레이드된 환경이다. 네트워크는 이미 확보되어 있다. 아시아 국가에서 교육을 통한 프로젝트 증진에 더해 아시아 국가간 공동제작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부산영상위에서 진행하는 ‘A+B 프로젝트: 아시아, 부산을 만나다’가 확장된다면 좋을 것이다.
- 부산영상위에서 내년에 AI 교육의 일환으로 AI 창작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AI 활용에 대한 논의는 어떤 방식으로 고민 중인가.
아직 세부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예산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을 테지만 AI 교육 커리큘럼이 신설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물론 건전하고 도덕적인 전제하에 철저하게 교육 목적으로 아세안 국가의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차별화할 계획이다.
- 올해 AFCNet 초청 인사의 관심 경향을 짚어내자면.
AI에 대한 화두는 여전히 계속된다. 한국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덕분에 올해 특히 증폭되었음을 체감한다. 과거와는 달리 글로벌 프로덕션에 대한 생존 전략으로서 이제 어떤 식으로든 한국과 비즈니스를 푸는 게 중요해졌다. 실질적으로 목적의식을 지닌 한국과의 공동제작이 이들의 주된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