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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에서 개인은 어떤 선택을 내리고 성장하는가, <결혼 피로연> 배우 윤여정, 한기찬, 앤드루 안 감독
정재현 사진 백종헌 2025-10-02

※한국 개봉 제목에 따라 1993년 리안 감독의 영화는 <결혼피로연>으로, 앤드루 안 감독의 작품은 <결혼 피로연>으로 표기합니다.

<결혼피로연>과 <결혼 피로연> 사이엔 32년의 시차가 있다. 그렇다면 앤드루 안의 <결혼 피로연>은 다시 만들어져야 했을까? 질문에 답하자면 앱솔루틀리 예스다. <결혼 피로연>은 강산이 세번 바뀔 32년의 시간이 이룩한 퀴어 커뮤니티 내외부의 인식 변화를 각색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동시에 소수자의 포용적 사회통합에 필요한 요건을 짜맞추며 2025년에만 할 수 있는 유의미한 퀴어 담론을 건넨다. 일찍이 <파이어 아일랜드>를 통해 퀴어 관점의 고전 재해석을 선보인 앤드루 안은 이번 영화에서도 전작 못지않은 위트로 과거의 이야기를 동시대와 호흡하도록 만든다. 영화를 통해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신예 한기찬이 해사하게 빛나고, 무엇보다 이름 세 글자로 모든 게임을 끝낼 배우 윤여정이 분량 이상의 존재감을 자랑하며 끝내 관객에게서 맑은 눈물을 뽑아낸다. <결혼 피로연>팀과 <씨네21>이 나눈 영화 뒤풀이를 전한다.

앤드루 안, 윤여정, 한기찬(왼쪽부터).

- 원작의 각본을 쓴 제임스 샤머스가 영화의 각본에도 참여했다. 어떻게 성사된 리메이크인가.

앤드루 안 프로듀서인 어니타 구가 발단이었다. 어니타의 제작사인 킨드레드 스피릿이 리안 감독님의 초기작 판권을 가지고 있다. 어니타가 제임스에게, 제임스가 리안에게 <결혼피로연>의 리메이크에 관한 생각을 물었고 제임스와 리안은 작품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구체적 비전이 있다면 리메이크를 해도 좋다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후 제임스가 내게 <결혼피로연>의 리메이크 연출을 제안했다. <결혼 피로연>은 내가 본 최초의 게이영화이자 미디어에서 아시안 게이를 처음 본 작품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두 원작자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다. 리안은 온전히 나만의 <결혼 피로연>을 만들 수 있도록 제작 과정에 간섭하지 않았고, 잊지 못할 메시지도 선물했다. 그들 덕분에 내 삶과 최대한 맞닿는 개인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 윤여정 선생님은 처음엔 민(한기찬)의 어머니로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고.

윤여정 처음엔 민 역할에 다른 배우가 물망에 올랐다. 이전에도 내가 어머니를 연기한 적 있는 배우라 괜찮았는데 이후 기찬이가 최종 캐스팅됐다. 내가 양심이 있지. 촬영 당시 기찬이가 27살이었다. 내가 엄마라면 대강 셈해봐도 쉰몇살에 이 아이를 낳았다는 얘긴데…. 50대에 임신과 출산은 아무래도 힘들겠더라. (웃음) 그래서 내 배역인 자영을 할머니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할머니와 손자 관계라면 드라마적으로도 보다 많은 레이어가 생길 듯했고.

앤드루 안 자영은 어떤 방식으로든 전통을 상징하는 캐릭터인데,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가 되면서 이야기의 진실성이 살아났다. 한 세대를 더 등장시키며 영화에 규모와 깊이를 새로 부여할 수 있었다. 선생님을 통해 배우가 작품을 만나 흥미를 느끼고, 배역으로부터 개인적인 무언가를 발견한 이후 연기에 숨결을 불어넣는 과정을 목격했다. 덕분에 절로 행복해졌다. 배역 변경을 주장하는 선생님의 눈에서 반짝이는 영감을 읽었다.

윤여정 아니 줌으로 만났으면서 언제 눈빛까지 읽었대. (일동 폭소) 확실히 부모의 사랑과 조부모의 사랑은 방식이 다르다. 내가 할머니가 돼서 안다. 엄마일 때는 부모가 처음이라 아들들에게 안되는 것만 지시했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이래라저래라 잔소리해도 아이들이 내 말을 따르지는 않는다. 다 제 마음대로 살더라고. (웃음) 그런데 할머니가 되면 부모가 자식을 볼 때보다 육아에 덜 관여하게 된다. 모든 걸 이해하고 사랑만으로 품을 수 있다는 걸 아는 나이라 그런가 보다. 자영은 보통 할머니보다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긴 하다. 하지만 손자의 성정체성을 짐작해도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손자가 먼저 마음을 꺼내 보일 수 있도록 우선 기다리지 않나. 확실히 새길 만한 태도다.

- 한기찬 배우는 이번 작품이 첫 영어 연기 도전작이자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한기찬 감독님과 줌을 통해 최종 오디션을 보았다. 오디션을 마칠 때쯤 감독님이 대뜸 본인 이메일을 알려주셨다. 답을 들을 새 없이 줌이 종료됐다. 결과를 모르니 무척 답답했다. 고민하다 감독님에게 “저도 합류하나요?”라고 메일을 썼고 “물론이죠. 함께 영화를 만들어봐요”라는 회신을 받았다. 감독님이 내 이전 출연작을 보셨다고 하더라. 운이 좋았다. 내가 작품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캐스트인데, 한달 만에 촬영에 들어갔다. 앞의 선생님 말씀으로 돌아가자면 한달 만에 어머니를 할머니로 바꾸신 거다.

- 한기찬 배우는 윤여정 선생님과 만난 첫날 일종의 테스트를 받았다고. 그날의 기억을 각자의 관점으로 들려준다면.

윤여정 피해자가 먼저 진술하라. 다 듣고 가해자가 답하겠다.

한기찬 선생님 숙소 풍경부터 기억이 난다. 방 가운데 작은 테이블이 있는 곳이었는데 선생님을 처음 뵙고 인사를 드리자마자 잠옷을 입은 선생님이 서론 없이 바로 “대본 읽자”라며 테이블에 앉으시더라. 첫 만남에도 선생님 앞에서 마지막 장면을 연기하는데 눈물이 났다. 선생님에게 감동받은 건지 포스에 눌린 건지 모르겠지만. (웃음) 며칠 후 안젤라(켈리 마리 트랜)와 가짜 결혼사진 신을 찍는 날에 그날의 비밀을 들려주셨다. 내가 준비된 배우인지 궁금하셨다고 한다. 이어 “네가 여기 있다는 건 잘했기 때문이야”라는 응원을 건네주셨다. 그 말씀이 얼마나 용기가 되던지. 내게 주어진 기회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또 나 때문에 작품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노력했다.

윤여정 내가 배우 생활을 오래했다. 프로페셔널끼리 만난 자리에서 ‘나이는 몇살이니?’, ‘부모님은 무얼 하시고?’ 등 스몰토크를 시작하는 것도 웃기다. 그래서 본론부터 진입했다. 대사로 맞추는 게 용건이면 일단 할 일을 해야지. 개인적으로는 타고난 연기력이란 개념을 믿지 않는다. 누구든 연기는 준비를 성실히, 많이 해야 한다. 기찬이는 다행히 준비된 친구였다.

건강하고 개방적인 협업

- 감독님이 네 주연배우에게 커플별로 감독조차 모르는 캐릭터의 비밀을 만들어오라는 과제를 내주었다던데.

한기찬 촬영을 위한 출국 직전 연기 선생님으로부터 대본 이상의 전사를 고민해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현장에 가니 공교롭게 감독님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감독님은 우리 둘만의 케미스트리를 보다 공고하게 만들라는 이유로 비밀에 부치라고 하지 않았나 싶다. 보언과는 서로의 첫 만남에 대해 이야기했다. 크리스(보언 양)가 공원에 앉아 새를 관찰하는데 반짝이는 무언가가 망원경에 포착됐다. 그 섬광을 따라가니 민이 공원에서 한복을 바느질하고 있었다.

윤여정 (고개를 저으며) 대체 공원에서 왜 한복 바느질을 하는지! (웃음)

한기찬 선생님, 제가 감성에 취했었나봐요. (웃음)

앤드루 안 캐릭터가 영화 속에 갇히기보다 영화 바깥에서도 생동하길 바란다. 비밀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다. 비밀이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니 말이다. 캐릭터가 3차원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독조차 모르는 비밀을 배우가 직접 배역에 더하는 것이다. 감독이 캐릭터의 모든 걸 알 필요는 없다. 나도 나를 다 모르는데 캐릭터에 대해 모든 걸 안다고 자부하는 순간 내가 그리려는 인물이 얼마나 납작해지겠나. 영화제작의 모든 단계에서 필름메이커와 배우가 건강하고 개방적인 협업을 이룩할 수 있도록 도왔다.

- 자영이 민에게 건네는 마지막 대사가 울림이 크다. 선생님이 대사를 직접 쓰셨다고 들었다.

윤여정 일생을 같이 보내고 싶은 동반자를 만난 게 중요하지. 사랑 앞에 성적 지향이 무슨 상관인가. 더군다나 사랑하는 손자의 정체성을 재단하는 건 가족이 할 일은 아니라고 봤다. 내 가슴에서 나온 대사고 이에 관해 앤드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앤드루 안 사실 초고의 대사는 거친 편이었다. 민과 자영 모두에게 중요한 순간이라 선생님과 함께 대사를 다시 써갔다. 자영은 민을 사랑했기 때문에 손자를 미국으로 보내 보호하려 했다. 그리고 자영의 사랑은 한결같이 이어져 민이 장성한 다음엔 손자의 존재를 오롯한 성인이자 예술가로서 바라본다. 개인적으로는 할머니 두분 모두 내가 커밍아웃하기 전에 돌아가셨다. 그래서 이 대사가 선생님의 목소리를 통해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내가 <결혼 피로연>에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다.

- 황석희 번역가가 <씨네21>에 전해준 이야기에 따르면 공개를 앞둔 <성난 사람들> 시즌2에서도 선생님이 직접 쓴 한국어 대사가 등장한다고 하더라. 1990년대엔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유리 동물원>을 직접 번역해 출연까지 했다. 배역의 대사를 직접 만들어가는 작업이 선생님에게 어떤 자극을 주나.

윤여정 1980년대에는 마샤 노먼의 희곡 <잘 자요, 엄마>을 번역했다. 내가 자원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엔 대학교수들이 희곡을 번역하곤 했는데 말도 입에 안 붙고 영문 대본을 번역한 일본어 대본을 중역하는 경우도 많아 대사가 말 같지 않았다. 내가 영어 실력이 뛰어나진 않아도 대사나 뉘앙스는 알아듣는다. 그리고 한국어는 완벽하니까. (웃음) 내 대사를 쓰고 싶었다. 언어에 얼마나 많은 층위가 복잡하게 개입하나. 말에는 성별, 계급, 직업 등의 요소가 교차하는데 그 지점은 배우가 가장 많이 고민하다 보니 인물에게 어울리는 말을 자연히 떠올리게 된다. 이런 요청을 다행히 앤드루 안이나 이성진 감독이 잘 받아줬다.

- 그러고 보면 민과 자영은 주변을 개의치 않고 한국어로 대화한다. 이들이 한국어를 써도 주변 친구들은 대화 내용을 크게 궁금해하지 않는다. 통상 할리우드영화에서 아시안이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곤욕을 치르는 장면을 자주 본 터라 <결혼 피로연>이 그 반대 사례를 유쾌하게 비트는 듯 보여 통쾌했다. 이들이 공동의 언어를 통해 결속을 강화해간다는 점에서도 작품 내 한국어의 역할이 남다르다.

앤드루 안 언어는 관계의 중추다. 같은 언어를 쓴다고 해도 상대에 따라 소통에 들이는 에너지가 다르다는 걸 의식하며 성장했다. 우리 집을 예로 들자면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영어에 능통하다. 아버지에겐 내 생각을 훨씬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어머니와의 대화엔 내가 노력을 좀더 기울일 수밖에 없다. <결혼 피로연>을 통해 미국영화에서도 여러 언어가 공존할 수 있고, 이러한 언어적 다양성이 이야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작품에 중국어 대사가 등장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영화 속 인물들은 언어의 차이를 넘어 서로에게 연결되고자 애쓴다. 나를 표현해 타인에게 이해받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필요다. 그 매개가 한국어, 영어, 예술 등 가지각색일 뿐이다.

- 민 또한 크리스에게 끊임없이 이해받고자 거듭 청혼한다. 그 이유가 영주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한기찬 앞의 선생님 말씀처럼 사람을 사랑한다는 명제 하나에 집중했다. 경험에 기인해 배역을 바라보는 편이다. 민을 연기하며 유년기의 기억을 떠올렸다. 부모님이 교육자다 보니 어린 시절 교육과 관련해 이런저런 강요를 받았다. 민도 한국이 참 답답했을 텐데 그런 친구가 미국으로 유학을 왔으니 얼마나 자유로웠겠나. 게다가 미국에서 평생의 사랑까지 만났다. 자기 앞에 주어진 새로운 삶의 기회를 꼭 쥐려 했겠지. 실제로 나도 촬영지인 밴쿠버에 매니저 없이 홀로 떠났다. 정말 자유로웠다. (웃음) 내가 느낀 해방감이 민의 팔랑대는 몸짓이나 하늘거리는 태에 자연스럽게 묻어났을 것 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이 되어

- 지난해 타계한 매기 스미스가 한 마스터 클래스에서 좋은 할머니 역할은 전부 주디 덴치에게 간다고 자조한 적 있다.

윤여정 매기 스미스, 참 그립다. 그리고 그 영상 안다. “Jude’s always got her paws on them first!”(좋은 배역은 항상 주드가 먼저 낚아채버려!)

- <결혼 피로연>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지금 인상적인 할머니 역할은 다 선생님에게 가는 것 같다. 돌아보면 지난 10년간 윤여정을 경유한 할머니들은 모두 자기만의 에지를 지닌 여성들이었다. 이들에게 ‘노인’이라는 캐릭터의 연령은 인구 구조 그 이상이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다. 요즘의 감독들이 선생님을 통해 그리려는 할머니상 내지는 여성상이 있다고 보나.

윤여정 그게 참 고충이 크다. 정말 이상한 할머니, 훌륭한 할머니, 천재 할머니까지 수많은 주인공 할머니들을 글로 만나는 중이다. 장르가 판타지, 로맨스 등등 다양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프랑스 남부의 포도밭이 배경인데 배역명마저 ‘악마 3785호’ 등으로 뜨면 읽을 적마다 이게 무얼까 싶다. 작품 활동이 뜸해진 이유다. 게다가 나는 주인공을 할 나이가 지났다. 할리우드는 참 잔인한 데가 있다. 배역의 중요도에 따라 캐스팅 빌링 넘버를 매긴다. 이를테면 <파친코>의 노인 선자는 2번이다. 참고로 <결혼 피로연>은 5번으로 밀렸다. (웃음) 그래도 괜찮다. 진심으로 분량이 많은 주인공은 체력이 안 따라준다. 이젠 분량에 상관없이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면 출연을 결정할 수 있으니 홀가분하다. 영화를 만드는 젊은이들이 도와 달라고 손 내밀면 잡아줄 수도 있고 말이다. 이 나이에 주인공을 노리겠나. 골치 아프다. (웃음)

- 원작이 나온 1993년과 달리 2025년은 적어도 미국 내에서 동성애자의 사랑할 권리가 보장되고, 미국 50개 주 전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지 10주년을 맞이한 해다. 2025년의 관객에게 새로 탄생한 <결혼 피로연>이 어떻게 가닿았으면 하나.

앤드루 안 혼인 평등(marriage equality, 제도이자 권리인 혼인을 배우자의 성별에 제한 없이 평등하게 인정하자는 개념.-편집자)에 대한 영화를 만들려는 건 아니었다. 기자가 언급한 것처럼 미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혼인 평등이 가능했으니까. 내가 <결혼 피로연>을 만들며 흥미를 기울인 질문은 헌법이 보장하는 혼인 평등 너머에 있다. 이를테면 나는 지금 8년째 연애 중인 남자 친구에게 청혼을 받고 싶다. 동성 부부가 결혼할 수 있으니 결혼에 딸려오는 부담을 퀴어 커플 또한 말할 수 있게 됐다. 퀴어 당사자의 ‘나는 결혼을 정말 하고 싶은가?’ 혹은 ‘나는 결혼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물음은 2025년이므로 건넬 수 있다. 아이를 갖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안젤라는 아이에 대해 “생기면 생기는 거지”라고 말하지만 게이 커플은 그럴 수 없다. 우리는 우연히라도 아이를 가질 수 없다. 계획과 의도하에 움직여야 하다 보니 작은 망설임도 걸림돌이 된다. 그래서 <결혼 피로연>은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 안에서 개인이 어떤 선택을 내리고 성장하는가에 집중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한기찬 <결혼 피로연>을 찍기 전까진 원작의 존재를 몰랐다. 영화 출연을 계기로 원작을 알게 된 셈인데 민으로서 이 작품을 볼 때 공감이 가는 구석이 많았다. 아직 대한민국은 퀴어 담론에 대해 조심스럽지 않나. 그 조심스러움을 갖고 벌어지는 해프닝을 지금 시점에 새로이 다루는 게 좋았다. 유머와 감동을 곁들여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가족과 함께 추석에 극장을 찾아달라.

윤여정 어떻게 봐달라고는 답을 못하겠다. 영화의 의미는 수용자의 몫으로 남겨둬야지. 그래도 대본을 처음 받아봤을 땐 가족을 갖는 방법을 앤드루가 예쁘게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자영이 민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이뤄서 좋다고 말하지 않나. 그거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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