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전공했지만 4년째 다른 작가의 보조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와다(도모토 쓰요시). 혹사에 가까운 노동과 낮은 임금 속에서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어른은 없다’는 체념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 사고로 해고까지 당한 그는 방바닥의 개미를 따라 무심코 그린 동그라미 하나가 SNS를 타고 전세계적 유행을 일으키며 하루아침에 인기 작가가 된다. <동그라미>는 <카모메 식당><안경>으로 국내외 많은 사랑을 받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현대미술을 둘러싼 논란을 영리하게 끌어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감독 특유의 담담한 위로를 잊지 않는다. 그림을 그린 당사자조차 해답을 알지 못하는 현대사회의 답답함을 불교적 통찰을 경유한 서사로 풀어내며 맑고 간결한 울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