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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인간 없는 인간세계가 오히려 인간다운, <어쩌면 해피엔딩>
최선 2025-10-01

인간을 돕기 위해 생산된 헬퍼 봇 올리버(신주협)와 클레어(강혜인)는 빈 아파트에 버려진 채 살아간다. 떠난 주인 제임스(유준상)를 기다리던 올리버는 앞집에 사는 클레어와 주인을 찾아 나서고 두 로봇의 여정이 시작된다. 대학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을 재해석한 이 작품은 로봇 이야기임에도 차갑거나 기계적인 질감을 배제한다. 금속성 광택이나 첨단 장비가 없는 집 안의 세심한 인테리어는 따뜻하고 서정적인 공간을 만들어내며 인간의 삶에 로봇이 늘 있어온 듯한 가정 풍경을 보여주어 사실감을 높인다. 특히 인간성을 강조하기 위해 ‘비인간적 인간’을 등장시키지 않고 타자를 악역으로 만들지 않는 선택은 우리의 일상이 그렇듯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올리버에게 물건을 배송하는 택배 기사(강홍석)의 표정 변화와 두 로봇의 버전 차이를 미세하게 구별하는 디테일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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