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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8호 [인터뷰] 자매 서사의 문이 열린다 , <두 번째 아이> 유은정 감독
남지우 사진 백종헌 2025-09-24

유은정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몇 번의 중요한 전환점이 있었다. 먼저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2017)와 <윤희에게>(2019)를 만든 박두희 프로듀서와의 만남. 2019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판의 미로>(2006)처럼 아이들이 주인공인 서정적인 판타지”를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이후 배우 임수정이 “다른 세계, 다른 차원에 대한 이야기”라는 매료되어 합류했고, “여성영화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라는 오랜 바람을 안고 제작까지 겸하게 됐다. 적은 예산으로 구현하기 힘든 마술적이고 독창적인 비주얼 작업에는 VFX 기업 오아시스가 투자 형태로 참여하면서, 제작자, 주연배우, 특수효과팀이 모두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는 독립영화계의 보기 드문 협업이 성사됐다. 이들을 한데 모은 시나리오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면? 만약 그가 다른 차원의 ‘검은 공간’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데뷔작 <밤의 문이 열린다>(2019)에서부터 사후 세계의 개념과 이미지를 탐구해 온 유은정이 <두 번째 아이>에서 제시하는 것은 여자아이들의 흥미진진한 모험담이며 다차원의 세계를 포섭하는 판타지 크리처 호러다. 극 중 언니(유나)를 너무나 좋아하는 동생(박소이)처럼, 자매의 존재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감독은 “언니도 언젠가 나를 떠날지 모른다는 공포”를 은은하고도 일상적인 수준으로 느끼면서 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을 때 남겨진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지금부터 준비하기 위해서, <두 번째 아이>는 모래와 어둠 속에 우리를 묶어 둔 채 쉬이 세상 밖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영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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