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면접에서 ‘나’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합격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게 쉽지 않다. 수시 2차 당시 어떻게 어필했나.
= 미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녀서 다른 지원자들만큼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만의 경쟁력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경험이 가장 큰 무기라고 판단했다. 외국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했고 인생의 크고 작은 굴곡을 겪었는데 그것들이 모두 내 개성이 됐다. 그러면서도 한국 문화를 계속 공부하며 국내 콘텐츠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를 면접장에서 자신 있게 했다. 열심히 하겠다는 말 대신 잘하겠다고, 앞으로 창작자로서 나의 가능성은 이런 점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는데 이런 태도를 긍정적으로 봐주신 것 같다. 이때 심사위원들이 나를 지나가는 면접자가 아닌 인간 심은형으로 대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정화예술대학교에 꼭 들어오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간절했다.
- 학교에서 생활하며 느낀 영상제작전공의 강점은 무엇인가.
= AI 활용법 등 영상 제작 흐름에 맞춰 새로운 걸 많이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강의 중 ‘게임엔진영상제작’이 특히 만족스러웠는데 시네마틱 영상으로도 배경을 만들고 연출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원래 관심 있던 게임 분야에 더 큰 호기심이 생겼다. 남산 XR 스튜디오 체험도 인상 깊었다. 덕분에 새 기기를 직접 만져보고 사용법도 파악할 수 있었다. 버추얼 프로덕션을 학생이 경험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고 알고 있어서 나중에 버추얼 스튜디오에 지원한다면 이 경험이 큰 경쟁력이 될 것 같다. 교내 장비도 충분히 쓸 수 있다. 첫 외부 작업으로 패션쇼 인트로와 인터뷰 영상 제작을 맡았을 때 촬영 장비를 어디서 구할지 막막했는데 학교에서 바로 지원받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다. 당시 교수님들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일에 교내외를 가릴 수 있느냐며 디테일하게 피드백을 주셔서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런 긴밀한 사제 교류가 우리 전공의 큰 장점이다.
- 인상적인 동아리 경험이나 활동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 현역에 있는 분들의 전공 특강이 자주 열린다. 특히 지난해 1학기에 참여한 김의성 배우의 특강이 기억에 남는다. 현장에서 공모전을 열어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를 알리는 유튜브 예능 콘텐츠에 적합한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하셨다. 1, 2차 예선을 거쳐 프로듀서와 배우들 앞에서 직접 피칭하는 과정이라 꽤 본격적이었다. 비록 1차에서 떨어졌 지만 이때 기획안을 세개나 만들 수 있었고 프로듀서님이 나를 기억 해주시기도 해 매우 유익했다. 앞으로 특강을 열심히 듣다 보면 여기서 연결의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예비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성실함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면 교수님들이 분명 알아봐주실 거라고 확신한다. 입학한 뒤에도 이런 모습을 잃지 않는다면 기기를 다룰 줄 몰라도 괜찮다. 나 역시 카메라와 제작 툴을 학교에 와서 처음 배웠고 지금은 사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손에 익었다. 교내 행사의 중계 카메라 담당 등 기회가 계속 주어지니 관심 분야에는 적극적으로 손을 들어 가능성을 넓혀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