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형제의 잔혹한 신데렐라 이야기를 각색한 <어글리 시스터>의 주인공은 신데렐라의 ‘못생긴’ 의붓자매 엘비라(레아 미렌)다. 왕자와의 결혼을 꿈꾸는 그는 엄마(아네 달 토르프)의 주도하에 특정한 미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신체를 변형시킨다. 한편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아그네스(테아 소피 로흐 내스), 즉 신데렐라는 생존을 위해 왕자와 결혼하고자 한다. 외모에 대한 집착이 엘비라의 몸과 마음을 좀먹는 와중, 왕자의 신붓감을 찾는 무도회가 열린다. 영화는 다듬어진 호러의 전시에는 관심이 없다. 틀에 맞춰 몸을 훼손하는 묘사는 사실적이므로 공포스럽다. 입체적인 인물들은 현대와 공명하고, 세련된 연주곡을 업은 레아 미렌의 연기는 엘비라의 심리를 선명하게 그린다. 피부를 긋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내장까지 찔러 주입된 시선을 토해내게 만드는 성공적 각색. 에밀리 블리치펠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리뷰] 피부만 벗겨내지 않고 내장까지 뒤집는 비정제 호러, <어글리 시스터>
글
김연우
2025-08-20
관련영화
관련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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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블리치펠트 Emilie Blichfeldt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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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미렌 Lea Myren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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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 소피 로흐 내스 Thea Sofie Loch Næss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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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 달 토르프 Ane Dahl Torp (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