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DAYS>를 함께 연출한 종유석, 황재석 감독에게도 이번 영화작업은 큰 도전이었다. “선례를 찾아보기 힘든 프로젝트였고, 조연출들과 밤을 새우며 콘티를 그리던 날도 많았다. 미국의 길 한복판과 사막에서 ‘이게 정말 되긴 하는 걸까?’ 하고 중얼거리기도 했다.”(황재석) 그럼에도 두 감독은 아티스트를 위한 색다른 음악 로드무비를 완성해냈다. 그 여정의 무게와 치열함이 오롯이 담긴 <6DAYS>의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한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사막에서 펼쳐져야만 했던 이유
황재석 사막은 시각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강한 인상을 주는 곳이다. 멤버들과 미팅할 때 가장 인상 깊게 이야기한 장소이기도 해서 꼭 담고 싶었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전하는 ‘공허함 속에서도 진심을 기억하고 전하는 마음’과도 잘 맞았고.
종유석 사막의 경이로움과 DAY6가 가진 열정적인 젊음을 한 화면에 담고 싶었다. 어린아이부터 중년까지 이 장면을 보는 모든 관객이 ‘아름다운 청춘의 한장, 함께 써내려가자’라는 가사처럼 절망 속에서도 다시 희망을 품길 바란다.
나바호족과의 만남, 문화를 나누다
종유석 미국 하면 흔히 할리우드나 타임스스퀘어 같은 메이저한 상징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화려한 표면 아래에는 보이지 않는 영웅들과 잊힌 유산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만남에는 이러한 의미가 담겨 있으며, 그것이 DAY6의 여정에 깊이를 더해준다고 생각했다. 나바호적인 시하신 밴드와의 대화는 <녹아내려요> 뮤직비디오 속 몽타주 장면을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멤버들이 이들과 진심으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그 순간을 그대로 살리기로 했다.
절벽에서 내려온 원필의 한마디는?
황재석 광활하고 압도적인 배경 속에 잡힌 배우들의 표정을 담고 싶었다. 촬영은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여유롭게 진행됐지만 악기 세팅을 위해 스태프들과 절벽 길을 줄지어 올라가는 동안 아찔했다. 이날 원필 배우가 카리스마 있게 절벽쪽으로 걸어가 덤덤하게 귀여운 포즈를 취했던 기억이 난다.
종유석 절벽에서 내려온 원필 배우가 했던 말도. “감독님, 저희가 언제 또 이런 곳에 와보겠어요! 저 위를 꼭 올라가보고 싶었어요. 오늘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합니다.”
예능에서 영화로, <6DAYS>의 탄생기
황재석 이번 기획은 사실 리얼 예능프로그램 포맷에서 출발했다. 영화로 결정되면서부터는 DAY6가 음악과 우정으로 버텨온 10년의 서사를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은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진정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멤버들과 성격, 여행 습관, 투 두 리스트 등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며 방향을 구체화해나갔다. <6DAYS>는 MBC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오리지널영화다. 방송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였다. 예능의 자유로움, 다큐의 진정성, 픽션의 상상력이 한 프레임 안에서 유기적으로 섞이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자 했다. 그래서 얼터콘텐츠 개봉 경험이 풍부한 CGV ICECON팀과 긴밀히 협업했고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겪어본 바 DAY6는 청춘의 복잡한 감정을 선명하게 표현할 줄 아는 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의 10년을 단순히 돌아보는 데 그치기보다 지금 여기에서 다시 시작하는 음악 로드무비로 만들고 싶었다.
데뷔곡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다
종유석 해당 공간은 세트가 아닌 실제 공연장이었다. 무대 세팅을 포함해 어느 하나도 인위적으로 바꾸지 않았고 관객들도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었다. 로케이션 헌팅 중에 제작진이 히피 마을에 공연 문화를 나누고 싶어 하는 인물을 만나게 됐는데 그가 바로 공연장 주인인 빌 할아버지였다, 그의 흔쾌한 동의 덕분에 날것 그대로를 담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황재석 이 무대에서 부른 데뷔곡 <Congratulations>는 멤버들과 팬들 모두에게 여전히 ‘눈물 버튼’인 노래다. 그래서 어떤 곡보다도 먼저 이 노래의 편집 방향부터 잡아갔다. 과거 모습들을 현재 공연 장면 위에 겹쳐 DAY6의 초심과 지금의 성장이 함께 느껴지도록 연출했다. 이 시퀀스 안에 DAY6의 10년을 모두 담아내고자 한 시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