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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개봉 영화 <시네마 천국>
이자연 2025-07-02

1990년 7월 국내 최초 개봉 이후 세번의 재개봉을 거듭해왔으니, 벌써 네 번째 재개봉이다. 올해로 35살을 맞이한 영화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그린스크린과 VFX, AI와 XR 등 시각적 기술이 첨단화된 지금, 오히려 단출하고 정직한 고전영화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인 1940년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 사는 토토(살바토레 카시오)는 마을의 유일한 영화관인 시네마 천국을 자주 찾는다. 영화를 다 본 뒤 영사실을 방문하는 게 그의 루틴이다. 하지만 소년을 둘러싼 대부분의 어른은 영화를 향한 그의 사랑을 허용하지 않는다. 어머니에 따르면 전쟁통에 영화는 사치스럽고, 영사 기사 알프레도(필립 누아레)는 영사 기사가 딱히 좋은 직업이 아니라고 한다. <시네마 천국>은 토토의 유년기, 청년기, 중년기를 따라 영화를 선택해야만 하는, 그럴 수밖에 없는 그의 순수한 사랑과 소명을 그린다. 죽음과 고통으로 얼룩진 전쟁의 참극 속에서도, 깊은 우정을 나눴던 이의 반가운 소식이 오직 부고뿐인 상황에서도, 폐허가 된 극장 앞에서도 토토는 계속해 영화 앞에 선다. 어린 소년이 자라 영화감독이 되기까지의 고달픈 역사를 보다 보면 영화는 단 한번도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는 오래된 사실을 바로 현재에 되뇌게 된다. 알프레도가 홀로 편집하고 모아둔 영화의 조각들이 바로 그 증거다. 검열과 삭제의 시대가 존재하더라도 결국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에 의해 영화는 간직되고 보존된다. 영화관에서 볼만한 영화인가 아닌가를 고민하는 지금의 극장 풍경 속에서 <시네마 천국> 은 새삼 낯설어진 질문을 우리에게 건넨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Love Theme>가 흘러나오는 순간, 모든 것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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