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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본능과 날것의 배설물로도 인간을 웃기고 울리네, <사스콰치 선셋>
최현수 2025-07-02

온몸이 털로 뒤덮인 거대한 유인원 ‘사스콰치’는 북미 지역의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미확인 생물이다. 목격담만 무성하고 실제로 발견된 적 없는 거대생물이 지금도 자연에서 지내고 있다면? <사스콰치 선셋>은 바로 이 발칙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숲속에서 태고의 상태로 사계를 보내는 사스콰치 가족의 일상을 담은 영화는 지극히 원초적이다. 먹고, 자고, 싸고, 교미하는 이들의 생애는 철저히 욕구에 의해 움직인다. 게다가 괴성과 몸짓이 전부인 의사소통을 바라보고 있자면 관객들에겐 당혹감이 먼저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사스콰치 선셋>은 대사 한줄 없는 야만의 생태 속에서 가장 고귀한 희로애락의 정서를 끌어낸다. 엄습하는 인간 문명의 공포에도 안간힘을 다해 살고자 하는 본능의 로드무비는 우리를 웃게 하고, 울리고,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아리 애스터가 제작을 맡았으며, 2024 선댄스영화제 상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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