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식민시대인 21세기에도 언어가 정치 투쟁의 도구로 자리할 수 있을까. <니캡>을 보고 나면 누구든 민족 고유의 언어를 힙합 비트에 실은 채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싶을 것이다. <니캡> 속 항거의 주체는 니시(모 차라)와 리암(모글리 밥) 그리고 오도허티(DJ 프로비)다. 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사는 니시와 그의 친구 리암은 영어가 아닌 아일랜드어를 수호하며 아일랜드어로 랩메이킹을 한다. 이들은 우연히 아일랜드어 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일하는 오도허티과 연을 맺고, 힙합 밴드 니캡을 결성해 아일랜드에 파란을 일으킨다. <니캡>은 힙합과 마약, 섹스가 내러티브 내에서 질펀하게 뒤엉키고 불안정한 청춘의 1인칭 내레이션과 힙노시스풍의 타이포그래피가 범람하는 영화다.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트레인스포팅>의 추억을 떠올리는 관객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영화 속 세 주인공은 실제 2017년부터 활동 중인 밴드 ‘니캡’의 멤버들이다.
[리뷰] 필요한 도발, 유효한 저항. 우리 시대의 <트레인스포팅>이 될 자격이 충분해, <니캡>
글
정재현
202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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