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강사 유정(한채영)은 지인에게 명품 의류를 수입하는 CEO 선희(현우성)를 소개받는다. 선희의 정체는 불법을 일삼는 건달이다. 그는 유부녀인 유정에게 명품 의류를 선물하는 등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유정의 친한 동생 강수(장의수)는 선희의 사악한 계략을 알아차리나 때는 늦었다. <악의 도시>는 아침드라마의 황태자로 불린 현우성 배우의 입봉작이다. 한채영 배우가 8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목을 끈다. 영화의 만듦새는 전반적으로 아쉽다. 우선 범죄물로의 매력이 떨어질뿐더러 각 캐릭터의 이야기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다. 플래시백으로 캐릭터의 서사를 보충하려고 애쓰지만 되레 서사의 중심을 흩뜨려뜨는 역효과를 낳는다. 약물 강간 등 성폭력을 재현하는 태도도 문제다. 성폭력이 용인 되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대신 인간에 대한 믿음이란 추상적인 문제로 갈무리하며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