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감독이나 제작자보다 거장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사람. 반생태주의와 자연파괴적 태도, 팽창하는 내셔널리즘과 전쟁주의를 따끔하게 일침하는 작가. 현실 반영도 높은 목소리를 머뭇거리지 않는 지도자.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가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일관된 태도는 인류 역사의 궤를 함께 따라 걷는다. <미야자키 하야오: 자연의 영혼>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일대기와 전작을 엮어 그의 세계관이 완성될 수 있었던 과정을 들여다본다. 특히 그의 가능성을 일찍이 감지한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 그의 첫째 아들 미야자키 고로, 동료 애니메이션 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등 그와 긴 시간을 함께해온 이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통해 지금까지 몰랐던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주기도 한다. 이외에도 미야자키 하야오 평론서나 저술서를 낸 비평가와 평론가의 말을 통해 평단에서 바라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입지, 예술적 의의, 사회문화적 분석 등을 들어볼 수 있다. 1996년 57살로 화려한 빨간색 트라이킹 모토구치를 몰고 스튜디오 지브리로 출근하는 그의 모습은, 마감을 앞두고 고통스러워하는 유명한 밈만큼이나 인간적이고 친숙하다. 반면 그가 14만4천장에 달하는 <모노노케 히메> 드로잉 중 8만장을 하나하나 수정하는 모습은 널리 알려진 대로 지독하게도 완벽주의적이고 작가적이다. 도에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재직 시절 노동조합에서 만난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과의 관계나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흥행 실패 후 LA로 밀려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는 예술가가 자기만의 고유한 관점과 시선을 완성하기 위해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 보편적 깨달음을 준다.
[리뷰] 예술이 짊어져야 하는 책임은 무엇인가, 여기 미야자키 하야오가 답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자연의 영혼>
글
이자연
2025-05-28
관련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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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자연의 영혼 Miyazaki: Spirit of Nature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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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케 히메 Mononoke Hime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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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The Castle Of Cagliostro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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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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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고로 Miyazaki Goro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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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바야시 히로마사 Hiromasa Yonebayashi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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