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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실은 너무나 살고 싶었노라 고백하는 어느 죽음 노동자, <미키 17>
이자연 2025-02-26

지구인들이 외계 행성 니플하임으로 이주하기 시작한 2054년,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내세울 게 아무것도 없던 미키(로버트 패틴슨)는 ‘익스펜더블’ 직무에 자발적으로 지원한다. 익스펜더블은 말 그대로 소모품 인간을 뜻한다. 무수한 물리·화학 실험이 이뤄지는 동안 익스펜더블은 미션을 수행하고, 죽고, 다시 태어난다. 휴먼 프린팅이라는 기괴하고 비인간적인 기술 아래 미키는 근면 성실한 노동자로서의 삶을 채워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미키 17 앞에 아직 복제되어선 안되는 미키 18이 나타난다. 누가 진짜 미키일까? 원작 소설 <미키 7>을 밀도 있게 압축한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 특유의 리드미컬한 속도로 쓴웃음 짓게 하는 블랙코미디를 완성한다. 특히 우주를 개척하는 용감한 인류의 얼굴이 조금씩 식민 지배자의 표정으로 변해갈 때 현실에서 뻗어나온 익숙한 공포심을 유발한다. 봉준호 감독 최초의 로맨스가 담겨 있는데, 예상외로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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